초심과 열심, 뒷심을 가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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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원 분당청솔학원 책임컨설턴트

이맘때가 되면 수험생들은 3월초 수험 생활을 시작 했을 때 가졌던 뜨거운 초심을 잃어버리기 쉽다. 더군다나 유난히 어려웠던 3월 서울시 교육청 모의고사 후, 많은 학생들이 좌절모드에 빠져있는 듯하다. 학생들은 완벽주의라는 함정에 빠져 처음에 계획하고 결심했던 일들을 100% 지켜야 한다고 스스로 힘들게 몰아가기 쉽다. 그러다 보니 아예 처음에 세웠던 학습 계획 자체를 부정할 때가 있다. 실제로 며칠 전 학원에서 담당하고 있는 반 학생들의 주간 학습 계획장을 읽다보니 많은 학생들의 공통적인 멘트가 있었다.

“초심의 각오가 흔들리면서 수험 생활의 익숙함으로 나태해지고 있다”는 언급이었다. 그렇다. 실제로 처음 세웠던 학습계획을 완벽하게 실천하는 수험생은 거의 없다. 그러나 너무 큰 자괴감에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렇다면 3월초에 가졌던, 겸손하게 배우고자 했던 초심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첫째,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나’? 라는 다소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자신만의 대답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을 상담하다보면 많은 학생들이 ‘남들이 다하니까’ ‘부모가 시키니까’라는 단순한 답을 가지고 있어 안타깝다. 수험생들은 내가 어떤 사람 처럼 되고 싶은지 평상시에 존경하는 사람들(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을 그려보거나, 자신이 이뤄야할 꿈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노력, 시간투자 등)를 반드시 생각해 보자. 현재의 나태한 내 모습을 초심과 비교해 본다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 단순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열심’의 단계로 가는 것이다. 수험생활이란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학교, 학원, 인강에서 수업 듣고 밤늦게까지 자습하는 것이다. 물론 지겹고 따분한 일상이다. 그러나 단순·반복하는 일을 충실하게 하지 못하는 수험생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말콤 글래드웰이라는 작가는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법칙을 하나 주장했다. 바로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 비틀즈, 모차르트와 같은 상위 5% 이내의 성공한 사람들은 본래 타고난 머리의 소유자라기보다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한 분야에 몰두했던 단순 반복의 대가들이라는 것이다.

셋째,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끝까지 버티는 ‘뒷심’을 가지는 것이다. 6월·9월 평가원 모의고사 처럼 중요한 시험을 치르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낙심하고 지치게 된다. 그때 다른 친구들과 성적을 비교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오직 전에 있던 내 모습과 비교해보자. 누구나 시작은 잘한다. 문제는 중간 과정과 마지막 마무리다. 수험생활도 그렇다.

잡초는 왜 난초에 비해 생명력이 강한 줄 아는가? 그 해답은 보이지 않는 땅속 뿌리에 있다.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멋진 난초처럼 결실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땅속 깊이 박혀있는 뿌리의 생명력을 가지고 끝까지 버틸 수 있는 뒷심을 가지고 있다면 남아있는 8개월의 수험생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일러스트=장미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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