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 감독 다시보기 바람 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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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스탠리 큐브릭(1928~99년.사진)감독 다시 보기 바람이 국내외에서 불고 있다.

미국에선 타계 전 큐브릭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선보였고, 영국에선 1973년 폭력묘사가 지나쳐 극장 상영이 중단됐던 '시계 태엽 오렌지' 가 TV로 다음달 초 처음 방영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그의 작품들이 DVD로 출시돼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큐브릭은 독창적인 공상과학물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68년), 실험적 기법이 돋보이는 '시계 태엽 오렌지' (71년)와 '샤이닝' (80년), 파격적인 주제로 논란을 일으켰던 '아이즈 와이드 셧' (99년)과 '롤리타' (61년)등을 연출한 20세기의 거장이다.

큐브릭의 사촌이자 제작자인 얀 할란이 편집한 다큐멘터리 '큐브릭, 영화 속의 인생' 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던 큐브릭의 생전 모습을 복원해내고 있다.

사실 큐브릭은 영화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여배우와 스태프를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았는가 하면, '여성 혐오주의자' '속세를 등진 독재자' 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하지만 톰 크루즈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이 다큐멘터리는 미망인 크리스티앤 큐브릭이 밝히는 자상한 남편으로서 면모, 그리고 가족과 즐겁게 어울리는 일상을 담았다.

또 잭 니컬슨.니콜 키드먼.시드니 폴락.우디 앨런 등이 출연, 큐브릭에 얽힌 추억을 들려준다.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괴팍한 감독으로 알려진 큐브릭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다음달 12일부터 열리는 부천국제 영화제에서도 상영된다.

불량 청소년을 다뤄 난폭한 장면이 많은 '시계 태엽 오렌지' 는 극장에 걸리기 직전 영국 심의기관에서 여러 말이 나오자 큐브릭이 스스로 상영을 중단한 영화. 국내에 소개되지 않아 오히려 더 유명해진 '시계 태엽 오렌지' 는 앤서니 버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

한편 국내에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풀 메탈 재킷' 과 극장에서나 비디오로도 볼 수 없었던 '배리 린든' 과 '롤리타' 등 큐브릭의 작품 네 편이 DVD로 선보였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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