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한창원, 필드서 우즈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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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순수 토종 아마추어 국가대표 한창원(19·사진)이 골퍼들의 평생 소원인 마스터스 무대에 선다.

8일 저녁(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이다.

2일 출국에 앞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창원은 “많이 설렌다. 미래의 내 모습을 미리 만나러 가는 기분이다. 잘 쳐서 컷 통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를 주목하는 것은 오로지 국내 주니어무대에서 활동하면서도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스터스에 출전한 한국(계) 아마추어는 2000년 김성윤(28)과 2009년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0) 단 2명이었다. 두 선수는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각각 2위와 우승을 차지해 초청장을 받았다.

반면 한창원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대가로 출전권을 따냈다. 마스터스 대회조직위원회가 아시아 지역 30여 개국 120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 처음으로 ‘초청 티켓 1장’을 걸어놓았다.

그는 이번에 타이거 우즈 등 12명만의 공식 인터뷰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를 두고 한창원은 “평생 잊지 못할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 처음으로 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 프로의 도전정신을 닮고 싶다”고 덧붙였다. 12세 때 골프에 입문한 한창원은 2008년 국가상비군 시절 송암배에서 2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국가대표로 발탁된 지난해 11월, 남서울골프장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팀선수권대회에서 개인·단체전을 휩쓸며 일취월장한 면모를 보였다. 1m82㎝, 72㎏의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평균 290야드 안팎의 드라이브 샷이 일품이다. 페어웨이 정확도가 높고 퍼팅과 쇼트게임도 안정돼 있다.

국가대표 한연희 감독은 “기복이 없는 선수다. 무엇보다 퍼팅이 좋다”며 “ 노승열과 함께 한국 골프의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라고 평가했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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