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남북 경협 토론회] 남 "외자유치 적극 나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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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한이 왜 그렇게 외자유치에 소극적이죠?

그 땅에 공장 지으면 그게 어디로 갑니까. 도전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 (申受娟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허, 이거 참…. 외투를 벗고 하루종일 말해야 하겠군요. " (鄭雲業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

지난 15일 오후 9시부터 금강산 온정각에는 6.15 1주년 통일대토론회 참석을 위해 이곳을 찾은 남북한의 경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남북경협과 북한의 외자유치 문제 등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남측에서는 이경태(李景台)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원장을 비롯한 6명의 경제전문가.기업인이, 북측에서는 대남 경협창구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의 정운업 회장과 금강산관광을 책임지고 있는 금강산관광총회사 방종삼(方宗三)총사장 등 3명의 관계자가 나왔다.

한국여성벤처협회 이영남(李英南)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갖고 있어도 어떻게 북측과 연락해야 할지를 알 수 없다" 며 鄭회장의 연락처를 물었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민경련 등 북한업체들도 인터넷 사이트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머쓱한 표정을 짓던 鄭회장은 "중국 베이징(北京)과 단둥(丹東)에 민경련 사무실이 있다. 거기서 남조선과 팩스도 하니까 1시간이면 내게 연락이 된다" 고 답했다.

전력과 정보통신 분야 벤처업체인 에이스기술단 윤갑구(尹甲求)사장이 남북한간 전력협력 방안에 대한 자신의 사업구상을 설명하자 鄭회장은 "한국전력과는 어떤 관계의 회사냐" 고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전력협력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니까…" 라며 선을 그었다.

鄭회장은 "재력이나 머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본의 손정의 선생은 세계 1위 아니냐. 그분이 조선사람이다. 하드웨어는 우리가 부족하니 남측이 도와주고,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남측의 주문을 받아 만들어 주면 된다" 며 정보기술(IT)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어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대북투자를 많이 했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중소기업을 내세웠는데, 남쪽 경제가 경직돼 잘 안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다 잘될 것" 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황소현(黃素賢)여성발명협회 회장이 "90년대 초 5백명 선이던 여성 발명인이 지난해 9천명으로 늘었다" 며 어두운 곳에서도 글씨를 쓸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인 '반디펜' 을 선물하자 鄭회장은 "우린 여성 발명인이 없지만 언제든지 평양을 방문해 달라" 고 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금강산〓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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