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린가스 노출 탓일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1991년의 걸프전 참전 군인들이 앓고 있는 '걸프전 증후군' 증세는 신경가스인 사린에 노출된 탓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를 인용, 3일 보도했다. 걸프전 증후군이란 참전 군인들이 겪는 불안정한 기분, 기억력 손상, 집중력 부족, 식은땀, 피로감, 성적 장애 등의 다양한 증세를 말한다. 잡지는 미 정부 산하 '걸프전 참전군 질환 조사자문위원회'가 다음주 발표할 예정인 보고서를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자문위 과학자들은 신경계 손상 증세가 사린가스의 피해 증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증세 일부를 설명할 수 있는 특수한 종류의 신경계 손상을 참전 군인들의 체내에서 각각 확인했으며 사린가스 같은 화학성분을 분해하는 효소도 미량 검출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의 정부 당국은 참전군인들이 신경가스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뉴사이언티스트는 "매우 소량이라도 되풀이해 노출될 경우 위해를 미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동물 실험에서도 참전 군인들과 유사한 증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참전 군인들은 하루 2~3회씩 화학무기 경보에 시달렸으며, 전투 후 화학무기 더미를 폭파시켰던 남부 하미시야 부근에 주둔했던 수천명의 병사도 사린가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잡지는 주장했다.

[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