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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요 싸" 김포 5일장 시골인심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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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머리 빗 ·좀약 ·강냉이 ·건어물 ·쌀 ·오리 ·강아지 ·토끼…, 있어야 할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예나 지금이나 2일과 7일이면 김포시 공설운동장 옆에 어김없이 열리는 김포 5일장.

2천평 크기의 시끌벅적한 장터에는 시골 아낙네들이 텃밭에서 정성스레 기른 오이·가지·호박 등 각종 야채가 즐비하다.저울도 없이 두 손으로 이를 가득 집어 얹어주는 아낙네의 두툼한 손끝에는 시골인심이 가득하다.

길게 늘어선 2백여개의 크고 작은 좌판 뒤 스피커에서 하루 종일 울려대는 '트로트 음악'소리가 흥을 돋운다.여기에다 "골라 골라,싸요 싸'를 목청 높여 외치는 상인들의 호객소리까지 어우러져 정겹기까지 하다.

밀짚모자에 고무신,다 떨어져 군데군데 기운 한복을 걸쳐 입은 채 자기 멋대로 요란한 가위소리를 내고 있는 엿장수.

"이곳에 오면 사람 사는 것 같아,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말이야…."

구수한 순댓국에 사발 막걸리를 걸치며 대낮부터 거나해진 노인네들의 정담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엔 장터 바로 앞에 대형할인 매장이 들어서 장날이 되면 '신 ·구 시장간 한판 대결'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김포장은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승용차로 1시간이내 거리여서 원정 온 주부들과 관광객 등 평균 2천여명이 찾아 하루 매출이 1억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이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찬 없이 먹어도 맛이 좋다 해서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김포쌀.일반 보급형 20㎏짜리가 4만7천5백원 정도에 팔린다.

이외에도 개고기는 물론 고양이 ·토끼 등 산짐승과 인삼 ·마늘 ·딸기 등 지역 특산물도 활발하게 거래된다.

물건마다 가격도 천차만별 이어서 흥정하기 나름이지만 시중보다 대개 20∼30%는 싸다.

김포장 등 5일장을 돌며 15년째 야채장사를 하고 있다는 상인 박미라(48 ·여)씨는 "요즘은 대형 할인매장에 밀려 매상이 이전보다 못 하지만 넉넉한 장터 인심에 잊지않고 찾아오는 단골 손님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김포장은 재래시장 특성상 따로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주변 공터에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

시골정취가 물씬한 김포시의 장터는 김포 5일장외에도 양곡장(1 ·6일),통진장(3 ·8일),하성장(4 ·9일)등이 더 있다.

상인연합회 소속 등록상인 60여명과 미등록 상인 5백여명 등은 이들 4군데 장터를 번갈아 찾아 다니며 장사를 하고 있다.김포시청 공보실에서 시내 장터안내를 해준다.

031-980-2061.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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