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비방 세계에 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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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0년대 중반에 출간된 동의보감. [대구한의대 박물관 제공]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이 추진된다. 한의학에 대한 세계 의학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한방산업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나라가 한의학의 종주국임을 알리려는 시도다.

대구한의대 황병태 총장은 4일 "동의보감에 수록된 약재와 처방의 효능.효과를 현대 과학으로 분석해 '영문판 동의보감'을 제작할 방침"이라며 "내년 중 발간 작업에 착수하는 문제를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동의보감의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적은 있었지만 효능을 일일이 검증해 영문판을 만드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대학 측은 밝혔다.

동의보감의 검증 작업은 전국의 의학.한의학자 등으로 검증팀을 구성해 동의보감에 있는 1200여가지 처방과 4000여가지 약재를 현대 의학의 처방과 비교하고 분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방대한 작업인 만큼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대학 측은 전망하고 있다. 책이 완성되면 미국의 대체의학계 등 세계 의학계에 배포해 우리 전통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것이 대학 측의 의도다.

학계는 한약.한방건강식품.뜸.침 등 세계 한방산업 시장이 2000년 430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1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침술과 뜸이 각광을 받는 등 한의학이 대체의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황 총장은 "조선시대 의학지식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이 널리 알려져 세계의 과학문화유산으로 인정 받는다면 우리의 한방산업도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의보감=조선시대 허준이 지은 의서로 1613년 처음 간행됐다. 내과 질환을 서술한 내경편, 외과적 질병과 처방을 수록한 외형편, 내.외과 질환과 부인과 질환 등이 기록된 잡병편.탕액편.침구편 등 5개 분야 25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병의 증상을 상세하게 설명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출간 이후 청나라와 일본에서 여러 차례 번역본을 냈을 정도로 권위 있는 의서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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