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첫 전래지 서천 마량리 관광지로 꾸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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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내 최초의 성경(聖經)전래지로 알려진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진(마량리)가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서천군은 마량리 일대 4만평에 2006년까지 190억원을 들여 종교문화박물관(750평).조각공원.상징탑.주차장(1000대) 등을 건립키로 했다.

박물관에는 1816년 조선에 성경을 전파한 영국인들이 타고 온 배에 남아있던 서적 등 각종 물품이 전시된다. 또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에는 명상의 집(교회)도 들어선다.

서해 바다에서 해돋는 마을로 유명한 마량리는 학자들의 잇단 고증을 통해 성경전래지로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이곳을 올해안에 국가사적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총신대 박용규(역사신학)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마량진 한국 최초 성경 전래고증'이라는 논문에서 "1816년 조선 순조때 영국의 견중(遣中)사절단인 바실홀과 맥스웰이 서천 마량진에 정박, 해도측정하는 과정에서 성경을 조선인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교수의 주장은 바실홀이 1826년 발간한 '조선및 류우쿠우 항해기'에도 소개되고 있다.

항해기에 따르면 1816년 9월4일 마량진 갈곶 앞에 상륙해 마량진 첨사(僉使) 조대복과 비인 현감(縣監)이승열을 만났고 이어 다음날 조대복에게 성경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조대복은 이들이 타고온 배(리라호)에 올라 선실에 있는 서적을 구경한뒤 성경의 장정(裝幀)에 마음이 끌렸으나 바실홀이 막상 성경을 권하자 주저하면서 거절했다.

그러나 배가 막 떠나려 할 때 다시 건네주자 그는 감사한 표정을 지으며 성경을 받아 돌아갔다는 것이 항해기에 나타난 성경전달관련 내용이다. 이같은 내용은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와 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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