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영휘박사 특별기고] 남북, 수출 연합전선 펴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세계은행에서 26년간 경제개발전략 전문가로 활동하다 은퇴한 이영휘(李英徽)박사가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본사에 자신의 논문 '민족경제 균형발전을 위한 남북공동 전략' 을 보내왔다. 다음은 논문 내용 요약.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6월 평양에서 발표한 남북 공동선언은 제4항에서 '경제협력을 통한 민족경제의 균형발전' 을 명시하고 있다. 지금은 남북이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수립할 때다.

북한은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서만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 민족경제의 균형발전도 북한경제의 세계시장 진출을 통한 외화획득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수출 드라이브 정책만이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식량.전력의 확보와 대외 신인도(信認度)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1970년대 후반 세계시장에 진출할 때 홍콩.대만의 중소기업들이 첨병 역할을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위탁가공 형태로 북한에 진출한 1백여개의 한국 중소기업이 북한의 세계시장 진입의 첨병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은 수출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확고한 정경분리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남북은 민족공동 발전전략 수행을 위해 다음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첫째, 북한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가공무역법을 채택, 수출품 생산에 필요한 외국기술자의 체류(on-the-job-training)를 허용했다. 북한은 이 법을 외국기업은 물론 한국기업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또한 간접교역 방식에 머무르는 남북교역을 직접 방식으로 전환하는 한편 한국기업에 최혜국 대우를 적용해야 한다.

둘째, 남북은 원활한 수출상담 및 계약체결을 위해 양측 기업간에 현대적 통신망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북한은 수출을 목적으로 북한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신규 창업 및 증설, 이윤에 대해 최대의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실세 환율 적용과 수출입 보세제도.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야 한다.

넷째, 북한 중소도시에 민간이 건설.운영하는 소규모 수출가공공단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한국정부는 수출을 목적으로 북한에 진출한 기업에 통신.운송.전력을 지원해야 한다. 예컨대 소형 발전기와 디젤유 지원으로 수출용 공장의 전력을 지원할 수 있다.

여섯째, 북한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위탁가공용 원.부자재와 운영자금을 한국의 시중은행에서 실물 담보 없이 빌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 위탁가공 특별보증(Special Loan Guarantee)제도를 마련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남북이 올해부터 이러한 균형발전 전략을 실시하면 북한의 2007년 공산품 수출규모는 지금의 7천2백만달러에서 4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다.

영문 논문 전문은 북한네트(http://nk.joins.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