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 잠실~성산대교 20km 지하 60m 도로 건설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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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 한강의 올림픽대로 지하를 파서 총연장 20㎞의 터널도로를 만드는 사업이 추진된다. 대림산업은 4일 올림픽대로 잠실~성산대교 구간을 지하로 연결하는 '한강 하저도로 프로젝트'(개념도)를 민간 제안사업 형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이 사업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LG건설 등 5개 건설업체에 참여를 제안했다.

민간 제안사업은 기업이 대규모 사업을 구상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제시하는 것이다. 하저도로 건설은 처음 시도되는 공법이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구상에 따르면 컨소시엄이 1조4000억원을 들여 올림픽대로 잠실~성산대교 구간 지하에 왕복 4차로를 건설한 뒤 유료로 운영한다는 것. 컨소시엄 측은 올림픽대로 지하 60m를 팔 계획이다.

컨소시엄 한 관계자는 "지질조사 결과 한강 하부에 단단한 암반층이 있어 60m 깊이로 굴착하는 게 경제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며 "공사는 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대림산업으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았으며 현실성 있는 사업이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참여할 건설업체들의 의견을 모은 뒤 사업제안서를 다음달 중 서울시에 내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업체들이 하저도로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사업비가 업체들의 추정보다 훨씬 많이 들 것으로 예상돼 쉽지 않은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도 "하저도로의 ㎞당 건설 비용이 700억원으로 고속도로 건설비(200억~300억원)보다 세 배 정도 더 들기 때문에 타당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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