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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실 '안동수 유감' 해석 엇갈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은 1일 오전 일부 수석비서관들을 불렀다.

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남궁진(南宮鎭)정무.신광옥(辛光玉)민정.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이 모였다.

이 자리에선 전날 밤 민주당 워크숍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다만 이들은 "대통령에게 부담만 준다" 는 판단에 따라 일괄사표 제출은 보류했다.

회의를 마친 뒤 韓실장은 "당 일은 당에서 알아서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민심수습책을 보고할 때 韓실장이 배석했다.

韓실장에게서 발표 내용을 전해받은 박준영 대변인은 "당은 당대로,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잘 해야 한다" 고 말했다.

민주당의 청와대 개편 요구에 대한 부연설명이다.

그러면서 朴대변인은 "한두 사람이 요청한다고 그렇게 해서도 문제가 있다. 한두 사람의 당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당"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이 안동수(安東洙) 전 장관 문제와 관련해 '유감' 표명을 한 데 대해 다른 관계자는 "임명과정에는 문제가 없으며, 임명 뒤에 사고가 났다.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했으니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는 게 金대통령의 뜻"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통치자의 유감표명인 만큼 무게가 실려 있다. 관련 보좌진의 문책인사가 불가피하다" 고 지적했다.

워크숍에서 나온 '韓실장 책임론' 에 대해 여권의 핵심인사는 "韓실장이 맡고 있는 국정운영의 막후 조율 역할에 대한 金대통령의 신임은 변함없다" 고 일축했다. 韓실장은 이날 金대통령에게서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침 비서실 월례조회에서 韓실장은 "뽕잎을 누에가 먹으면 비단이 되지만, 뱀이 먹게 되면 독이 된다" 고 말했다. 같은 일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

한 관계자는 "워크숍 결과를 놓고 당정 대단합을 위한 진통임을 강조한 발언" 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韓실장은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긍정적인 사고에서 출발해야 한다" 면서 '플러스적 발상' 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韓실장은 "저와 여러분들은 함께 바지를 걷어 붙이고 개혁의 논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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