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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환·문천식 개그콤비 주가 올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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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얼마 전 문상을 간 자리에서 이홍렬 선배를 만났어요. 후배들한테 칭찬 별로 안해주는 분인데 '야, 너희들 진짜 웃기더라' 고 하더군요.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

허무개그의 이진환.손헌수 콤비에 이어 이어 새롭게 뜨고 있는 개그 콤비 고명환(29)과 문천식(24)은 MBC '코미디하우스' (일 밤 12시5분)의 '심리개그 와룡봉추' 코너를 통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웃기면 개그, 안웃기면 허무라는 허무개그가 10대 취향의 세 마디 개그라면, 이들이 의자에 앉아 대사로 풀어내는 개그는 20대 후반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천식아, 너…(답답할 정도로 뜸을 들인 후)…네가 보던 잡지에 부장 욕 써놨데. "

"어, 그냥 장난으로 쓴거야. "

"나, 그거 봤어…(침묵)…부장이랑 같이. "

7~8분 분량인 이 콩트는 방송 시간이 비슷한 다른 작품에 비해 대본이 4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표정을 통한 심리묘사와 반전이 묘미다.

그래서 '말 답답하게 하는 개그맨' 으로 알려진 고명환은 극중에서 친구의 애인을 빼앗거나 컴퓨터를 망가뜨리고, 술값을 뜯어내는 등 친구에게 안좋은 짓만 골라 하면서도 "우리 친구 맞지□" 란 한마디로 상황을 모면하는 캐릭터다. 헝클어진 머리에 뚱한 표정이 그렇게 얄미우면서도 옛 친구의 이미지 그대로다.

"누구 주위에건 한 명쯤은 있는 인물이라서 그런지 30대 이상의 팬들이 내용까지 다 기억하세요. 머리는 제 손으로 헝클어뜨립니다. "

그러면서 그는 "항상 놀라고 당황하면서도 친구를 믿어주는 역을 잘 소화해 주기 때문에 인기를 얻는 것 같다" 고 말했다.

한편 문천식은 "큰 키에 훤한 얼굴이 눈길을 끌어 좋겠다" 는 말에 "처음엔 얼굴 잘 생겼다는 말이 듣기 좋았는데요. 이제는 싫어요. 그렇지 않아도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아 고민인데 꼭 놀리는 것 같이 들려요" 라고 받아쳤다. 그는 "지금 하는 코너는 앉아서 하는 대사와 표정이 전부이다 보니 얼굴 클로즈업이 많거든요. 아, 이제 저도 뜰 것 같아요" 라며 웃음을 지었다.

MBC 개그맨 2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지난해에도 '개그콤비 찰떡궁합' 이란 코너를 같이 한 적이 있다. 고명환은 단국대 연극영화과를, 문천식은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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