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넓게 퍼진 대장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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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종 절제술은 점막에 솟아 올라온 폴립을 올가미로 걸어 전기칼로 잘라내는 시술. 이에 비해 내시경점막절제술은 용종 절제술보다는 잘라내는 부위가 크다. 폴립 주변 테두리를 칼로 도려내 위로 끌어올린 뒤 올가미를 씌워 제거한다.

그렇다면 점막까지 침범할 정도로 용종이 크거나, 넙적하게 퍼져 있는 조기 대장암의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

한솔병원 대장암팀(외과 정춘식 부원장, 내과 이경훈 과장)은 이달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대장항문학회 학술대회에서 “2008년부터 1년간 55명의 전암 및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하고, 6개월~1년 이상 추적 조사를 한 결과 92.7%의 시술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은 내시경 칼로 점막 아래쪽까지 절개해 암 조직을 드러낸다.

장점은 암 조직의 위치나 크기와 상관없이 뿌리까지 절제해 시술 후 재발 위험이 낮다는 것. 또 배를 열지 않아 장 유착 같은 후유증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도 이점이다.

 이경훈 과장은 “시술 범위가 넓은 만큼 출혈이나 장이 뚫릴 위험이 있어 시술에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술에 따른 합병증은 출혈 3례, 천공 1례, 미세천공 5례였다.   이번에 조사한 시술 55례(38~84세)의 평균 종양 크기는 직경 32㎜ 용종 모양은 불가사리처럼 옆으로 퍼진 측방발육형종양이 38례(용종이 오돌도돌한 과립형 23례, 매끈한 비과립형 15례), 30㎜ 이상의 거대 용종이 13례였다. 평균 시술시간은 48.3분, 입원기간은 3.4일이었다.

이 과장은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은 용종이 점막 위로 솟아오르지 않고 옆으로 퍼진 20㎜ 이상의 종양이나, 30㎜의 거대 용종, 그리고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 위암과 조기 대장암 치료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대장에 있는 용종은 발견하는 시기가 중요하다. 초기에는 양성으로 시작되지만 점점 커지면서 암세포로 바뀌기 때문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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