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 “폭발 후 두 동강, 후미 순식간에 가라앉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59호 01면

27일 오전 선수 부분만 남긴 채 침몰된 천안함 주변을 해양경찰 경비정이 지나고 있다. 26일 밤 백령도 서남방 1.8㎞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은 27일 낮 12시쯤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밝혔다. [옹진군청 제공]

군은 27일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전날 밤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1200t급)에 접근해 실종자 수색과 원인 규명을 하려 했으나 기상 악화로 실패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해난구조대(SSU) 잠수요원 18명을 사고 지점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구멍이 발생한 선체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입수하지 못했다. 군은 28일 오후 3000t급 구조함을 사고 현장에 보내 본격적인 구조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김태영 국방 “수중 열상감시장비로 보니 반으로 갈라진 것 같아” … 실종 46명 중 구조자 없어

구조 지연에 따라 군은 전체 승조원 104명 가운데 구조된 58명 외에 실종된 46명의 행방을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찾지 못했다. 구조된 승조원 58명 중 13명은 부상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6명은 뇌출혈과 과다 출혈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명은 경상이다.

천안함 최원일(해사 45기·중령) 함장은 이날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당직 근무를 마치고 함장실에서 작전계획을 검토 중인데 ‘펑’ 소리와 함께 선체가 직각 형태로 오른쪽으로 기울었다”며 “함장실에 5분가량 갇혀 있다 밖에서 망치로 출입문을 깨 줘 밖으로 나와보니 함정 후미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가 두 동강 났다는 것이냐”는 실종자 가족들의 질문에 “실제로 그렇다”고 답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천안함이 반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열상감시장비(TOD)로 확인했을 때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SU의 현장 접근이 늦어지면서 천안함의 침몰 원인 규명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과 오후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관하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회의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실종자를 찾는 일”이라며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