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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현대 전준호 'V 해결사' 이름값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둘째가 태어나는 순간 아내에게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말은 쉽게 안나오데요. "

현대 톱타자 전준호(32)는 지난 22일 6년 만에 둘째아이를 봤다. 그러나 부인에게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다.

오후 1시쯤 서울 압구정동 모 병원 분만실에서 사내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전선수는 아내 손만 꼭 잡아준 뒤 부리나케 수원구장으로 떠났다. 1위를 다투던 삼성과의 일전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말 대신 전선수는 행동으로 '아빠의 기쁨' 을 대신했다.

전선수는 삼성전 두 경기에서 11타수 5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그것도 막판 동점 상황에서 터진 2루타 두개로 막판 뒤집기의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22일 1차전 2 - 2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이후 우익선상을 빠지는 2루타로 출루, 박종호의 끝내기 안타에 홈을 밟았다.

2차전에서는 5 - 5 동점이던 8회말 2사에서 우전 2루타에 박재홍의 결승타로 홈을 밟아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모두 전선수의 빠른 발로 만들어진 2루타였다.

게다가 1차전 3회초 삼성 정경배.박한이의 깊숙한 좌중간 플라이볼을 폭넓은 수비로 커버해 초반 실점을 막는 데 기여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인가.

최근 다섯경기에서 전선수의 타율은 0.368로 상승세다.

8개 구단 톱타자 중 최고령에 속하는 전선수가 장수하는 비결은 단 한가지. 꾸준한 자기관리 때문이다. 전선수는 지난 시즌 어깨 인대를 깎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 겨울 플로리다 캠프에서 밤낮없이 재활훈련에 열중했다. 체중도 3㎏이 줄어 움푹 파인 눈가도 더욱 매서워졌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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