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청용? 둘 다? 누구를 응원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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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두 남자가 적으로 만난다. 평소 절친한 선후배로 나란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 왼쪽)과 이청용(22·볼턴 원더러스·오른쪽)이 주인공이다.

이 두 선수는 28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볼턴의 홈구장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9~2010 프리미어리그 32차전에서 사상 첫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2위 첼시에 승점 1점 차로 앞서며 박빙의 선두(승점69·22승3무6패)를 지키고 있는 맨유에는 볼턴전 승리가 절박하다. 반면 14위(승점32·8승8무15패)의 볼턴은 강등권으로 다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최소한 홈에서 무승부라도 거둬야 한다. 지난해 10월 양팀 대결 때는 박지성이 부상으로 결장한 탓에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박지성은 최근 거칠 게 없다. 지난 11일 AC 밀란(이탈리아)전에서 쐐기골을 뽑아내더니 15일 풀럼전 어시스트에 이어 22일 숙적 리버풀을 상대로 역전 헤딩골을 터트렸다.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1어시스트)를 이어 가며 시즌 3골·1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그에게 찬사를 쏟아 낸 영국 언론은 박지성이 볼턴전에서도 중앙에서 뛸지, 다시 측면으로 돌아갈지 관심을 쏟으며 이청용과 벌이는 ‘코리안 더비’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박지성은 그동안 이영표·설기현·조원희 등 한국 선수들과 8차례 맞붙어 6승2무를 거두며 ‘코리안 더비’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번 경기는 박지성 개인에게 9번째이자 통산 11번째 코리안 더비다.

박지성의 무패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5경기째인 버밍엄 시티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이후 5골·8어시스트를 올리며 팀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이청용이 먼저 “형에게 살살해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농담하자 박지성은 “청용이가 자살골이라도 넣어 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농담으로 경쟁의식을 살짝 피했지만 승부에서는 양보가 없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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