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R&D센터 한국행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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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내로라하는 외국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방한해 국내에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의 에드워드 반홀트 회장은 2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R&D센터 국내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20명 안팎의 국내 무선통신기술 연구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애질런트는 이와 별도로 광주광역시에 발광다이오드(LED) 생산 공장의 건설도 검토 중이다.

EMC.노텔네트워크스.퀄컴 등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도 한국 내 R&D센터 건립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정부와 연구센터 건립안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특히 EMC의 조 투치 회장은 다음달 한국을 방문해 R&D센터 건립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한국EMC 관계자는 "아시아국가 중에서 한국이 R&D센터 건립의 유력 후보지"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노텔네트워크스의 빌 오웬스 회장은 지난달 진 장관을 만나 "한국 이동통신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R&D센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퀄컴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은 지난달 한국에 와 부호분할 다중접속(CDMA) 기술 등을 연구할 R&D센터를 한국에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올 초 IBM.인텔.프라운호퍼연구소 등이 R&D센터를 세운 데 이어 지난달에는 HP.듀폰.지멘스 등이 R&D센터를 설립했거나 할 계획을 발표했다.

외국 업체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국내에 R&D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한국이 IT 분야의 '테스트 베드'(신기술의 시험무대)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우수 연구인력▶정부의 세제 혜택과 자금 지원▶초고속통신망 등 IT 인프라 등을 한국 진출의 이점으로 꼽고 있다.

정통부 민원기 협력기획과장은 "중국 등 다른 아시아국가와 달리 한국이 지적재산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어 외국 R&D센터의 건립이 늘어날 것"이라며 "R&D센터 건립을 타진 중인 외국의 3~4개 업체가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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