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21세기 술자리에 “남존여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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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회식 자리에서 남자 상사가 ‘남존여비’를 외치며 건배를 제의하더라도 얼굴 찌푸리진 말자.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男尊女卑)’는 말이 아니라 ‘남자는 여자의 비용을 대기 위해 존재한다’는 뜻이라 한다. ‘남자 구실 제대로 하려면 여자 앞에서 비실비실해야 한다’는 뜻도 있다. 우스갯소리로 건배사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우리은행은 26일 기발한 건배사들을 모은 책자를 행내용으로 발간했다. 이종휘 행장은 발간사에서 “술자리에 여흥을 더하고, 이 자체가 하나의 놀이문화가 돼 신바람나는 조직을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모음집엔 우리은행 임직원이 직접 지어낸 것도 있고, 여기저기서 들은 것을 가공한 것도 있다. ‘원더걸스’는 ‘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란 의미다. ‘마돈나’는 ‘마시고 돈 주고 나가자’는 대미 장식용 건배사다. ‘재개발’은 ‘재치 있고 개성 있게 발전하는 사람이 되자’는 뜻이고, ‘재건축’은 ‘재미나고 건강하게 축하받고 살자’는 줄임말이다.

부서의 특징을 담은 건배사도 있다. 이 은행 신탁사업단의 건배사는 ‘배수진’. 배당률·수탁고·진도율을 최고로 올리자는 뜻이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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