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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징크스도 '반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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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오늘 오후 늦게부터 시작되는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는 지난 2000년 대선을 능가하는 박빙의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합리적 이성으로 안되면 '운'에 눈돌리는 것은 동서양이 마찬가지인 듯. 여론조사결과 좀체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이번 대선을 두고 각종 징크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 케리 후보가 1일 오하이오 스완톤 톨레도 공항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우선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스포츠 경기 성적은 민주당 케리 후보에게 유리하다. 미국 프로미식축구(NFL)의 워싱턴 레드스킨스팀이 지난 31일 홈경기에서 14대 28로 참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80여년간 이 팀이 대선 전 마지막 홈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현직 대통령이 낙마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한번도 어긋난 적이 없다. 케리 진영은 "이보다 더 짜릿한 소식은 없다"고 축하 성명까지 발표했다.

케리 진영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호쾌하게 풀어버리며 우승한 것 역시 길조로 풀이한다. 케리가 보스턴이 자리한 메사츄세츠 주 상원의원 출신인데다 '저주'이전에 레드삭스가 정상에 등극했던 1912년과 1916년 대선에서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시장도 케리에게 유리하다. 대선 직전인 10월의 다우지수가 0.5%이상 하락하면 현직 대통령이 낙선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올 10월의 다우지수는 0.52% 하락했다. 민주당 클린턴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를 꺾었던 1992년에는 1.39%나 떨어졌다.

▶ 부시 대통령이 1일 댈러스 사우슨 메소디스트 대학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반면 할로윈 가면의 판매량은 부시 진영에 유리한 징조다. 1980년 이후 6차례의 대선에서 할로윈 가면이 많이 팔린 후보가 승리했는데, 올해는 케리 보다 부시의 가면이 더 많이 팔렸다는 얘기다.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 결과도 부시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교육관련신문'위클리 리더'가 지난달말 미국 청소년 33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시가 케리에 65대 35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비록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의 의견이지만 이 조사는 1956년 이후 12번의 대선 가운데 11번을 맞춘 기록을 자랑한다.

퍼스트 레이디 후보의 손맛경쟁도 부시가 앞섰다. 지난달말 여성잡지 '패밀리 서클'이 마련한 대선 후보 부인 요리 경연에서 로라 부시는 초콜릿 쿠키를 만들어 테레사 하인즈 케리의 호박 쿠키를 눌렀다. 1992년 이 경연대회가 시작된 이래 승리한 부인은 모두 백악관에 입성했다.

전시(戰時)대통령 불패론도 부시편인데, 이 경우는 이견이 만만치 않다. 1812년의 미.영 전쟁 이후 1970년대 베트남전까지 전쟁 중 대선을 치른 경우는 다섯번인데, 모두 현직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기가 떨어진 대통령은 트루먼.존슨 등은 아예 선거에 나가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징크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반론이다.

이밖에도 선거결과를 두고 그 효력을 논할 만한 징크스도 여럿 있다. 예컨대 부시와 관련해서는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하지 못한 공화당 후보는 낙선한다는 징크스가 있고, 케리에 대해서는 케네디 이후 동부출신이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거나 주지사나 부통령 출신이 아닌 상원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다는 징크스를 점검해볼만하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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