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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활 이렇게 한다] 16. 수지맞는 '떡볶이 집' 창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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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부천역사(驛舍)지하 식당가에서 네평짜리 분식코너인 '떡볶이 닷컴' 을 운영하는 송진업(45).김재희(41)씨 부부는 불과 1천6백만원의 창업비용을 들여 한달에 3백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宋씨 부부는 큰 자본이나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적극적 의지와 틈새시장을 뚫는 안목만 있으면 성공적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돈보다 큰 도움이 됐던 것은 현장경험이 풍부한 창업 컨설턴트의 조언이었다.

보험설계사로 13년간 일했던 宋씨는 1998년 6월 소속 회사의 구조조정 와중에 일자리를 잃었다. 실직 후 2년간 다른 보험사의 영업 대리점을 운영했지만 여의치 않아 큰 손해만 보고 사업을 접었다.

낙담한 宋씨는 형이 선교사로 있는 브라질로 이민갈 것을 생각했지만 현지를 다녀온 후 이마저도 포기했다. 생소한 언어(포르투갈어)와 고등학생인 두 아이의 교육 문제가 걸렸기 때문. 宋씨 부부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이때였다.

◇ 창업 컨설팅업체의 도움=부인이 미용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미용실 점포를 알아봤지만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에서 알게 된 한 창업컨설팅업체의 문을 노크했다.

이 창업컨설팅업체는 막연히 '교육사업' 을 생각하던 宋씨에게 소자본에 알맞은 '먹는 장사' 를 권했고, 급매물로 나와 있던 지금의 점포까지 소개해 줬다. '물정 어두운' 宋씨 부부를 대신해 이 컨설팅업체는 점포주인과 협상을 벌여 1천만원이던 임대보증금을 8백만원으로 깎아 주기까지 했다. 宋씨 부부는 이 컨설팅업체로부터 ▶아이템 선정 ▶마케팅 전략 등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컨설팅업체를 찾아간 지 한달 반만인 지난해 11월 중순 宋씨의 가게는 드디어 문을 열었다. 임대보증금, 주방용구 구입, 개업 이벤트와 컨설팅 비용 등을 모두 합쳐 1천6백만원이 들었다.

宋씨는 "컨설팅 비용이 조금 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행착오를 줄여 비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다" 고 말했다.

◇ 차별화 전략=조그만 분식점이지만 상권 분석과 차별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宋씨 점포 주변의 식당가는 모두 비빔밥.국수.국밥 등 식사류 취급점.

비슷한 아이템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宋씨는 가벼운 간식류만 팔기로 했다. 아이템도 잡다하게 벌이지 않고 떡볶이.어묵.튀김 등 몇가지로 한정했다. 주력인 떡볶이는 분당에서 개업 중인 지인에게 소스 만드는 법을 배웠다. 개업식 후 며칠간 무료시식권 1천여장을 뿌려 가게를 알렸다. 조그만 간이점포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개업 이벤트' 였던 셈이다.

결과는 대성공. 다른 식당이 한산해지는 오후 4~5시쯤 宋씨의 가게는 출출함을 달래려는 주변 상가 종업원들과 지하철 이용객들이 몰리며 눈코뜰 새 없이 바빠진다. 손님이 몰리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종업원까지 쓰고 있다. 하루 매출은 20~30만원. 임대료 및 관리비.인건비.재료비 등을 빼면 절반 정도가 남는다.

떡볶이가 맛있다는 손님들의 칭찬에 힘을 얻어 宋씨 부부는 창업컨설팅 업체와 함께 떡볶이 소스를 판매하는 체인점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032-612-0013.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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