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대등 협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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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홍콩=진세근 특파원]천수이볜(陳水扁.사진)대만 총통이 '대등한 국가적 지위' 위에서 양안 협상을 추진할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陳총통은 10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회견에서 " '대등' 은 양안 대화에서 빠져서는 안될 기본 원칙" 이라고 못박고 "양안은 '중앙과 지방' , 혹은 '주인과 종' 이라는 구분이 없는 평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눠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1999년 7월 리덩후이(李登輝)전 총통이 주창한 이른바 양국론(兩國論)을 연상케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李전총통은 "양안 양국은 국가 대 국가 또는 특수국가 대 국가의 관계" 라고 발언했다.

중국측은 李전총통의 양국론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만 압박용 군사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양안간 대화를 전면 중단했었다.

따라서 사실상 李전총통의 양국론을 되풀이한 陳총통의 이날 발언에 중국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陳총통은 회견에서 "대만은 의심할 바 없는 하나의 주권국가" 라고 전제한 뒤 "그렇다면 당연히 하나의 국가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미.중간 갈등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陳총통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달 사상 최대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키로 결정한 데 대해 "매우 감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 고 말했으나 "이를 두고 (79년 수교 당시 미.중이 합의한)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변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 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의 장남인 장헝(江綿恒)중국과학원 부원장이 지난 8일부터 홍콩에서 열린 포천(Fortune)세계논단에 부친과 함께 참석하기 직전인 6일부터 이틀간 비밀리에 대만을 방문, 陳총통과 만났다고 대만 친민당(親民黨) 소속 친후이주(秦慧珠)의원이 10일 폭로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을 대만 당국은 공식 부인했고 중국은 공식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江부원장은 포모사 그룹과 공동으로 상하이(上海)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 대만 방문 가능성은 있지만 그가 실제 陳총통과 면담했는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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