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조찬기도회 연설 원고 직접 작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리의 현실은 결코 장밋빛이라고 할 수 없다. "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0일 요즘의 국정 상황을 이렇게 자평했다. 국가 조찬 기도회에서다.

"최근 들어 가장 자세를 낮춘 현실 평가" 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다.

'눈앞의 문제점을 직시' 하고 '겸허한 반성' 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金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정치 불안▶경제 불황▶고통받는 적지 않은 국민▶망국적 지방색▶정체된 남북관계 등 다섯 가지를 미진하고 반성할 점으로 꼽았다. 그렇지만 '개혁과 전진' 을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세계적인 민주.인권국가 대열에 섰고 ^외환위기 극복 ^4대(금융.기업.공공.노사)개혁의 틀 마련 ^세계 최선두 수준의 정보화 ^남북간 화해의 문을 연 것 여섯 가지를 성과로 들었다.

연설문은 이례적으로 "거의 대부분을 金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것" 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개혁에 대해 정리를 하고 앞으로의 개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 이라고 그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위해 金대통령은 최고위원들의 의견은 물론 민정수석실의 민심 동향 보고, 각 수석실의 개혁 추진 현황 보고를 재검토했다고 한다.

또 다른 참모는 "金대통령은 개혁 정비론이나 개혁 지속론을 모두 방법론의 차이일 뿐 개혁을 잘하자는 충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며 "그러나 이런 발언이 잦으면 정책 불협화음을 야기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김진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