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리장성 등정에 또 실패했다.
오상은(삼성생명.세계랭킹 26위)-김무교(대한항공.17위)조가 혼합복식 세계 정상 직전에서 중국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오-김 조는 4일 일본 오사카중앙체육관에서 벌어진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 1999년 아인트호벤 대회 3위 친지지안-양잉(중국)조에게 0 - 3(15 - 21, 15 - 21, 15 - 21)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지난 93년 예테보리 대회 결승에서 유남규(제주삼다수 코치)-현정화(한국마사회 코치)조가 왕타오-류웨이 조에게 패한 이후 8년만의 혼합복식 우승 다툼에서 또 한번 꺾였다.
오-김 조는 이 경기에 앞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류궈량(5위)-선진(4위) 조를 3 - 1로 격파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첫세트부터 무력한 경기를 펼쳤다.
공격의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1, 2세트를 6점 차로 내준 오-김 조는 3세트 중반 파워 드라이브와 백핸드 드라이브 공격이 살아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 그러나 15 - 16 상황에서 양잉의 예리한 서브 공격에 연거푸 5점을 내줘 불과 40여분만에 완패했다.
소극적이며 성급한 경기운영이 패인이었다. 오상은은 혼합복식에서 '한 방' 을 맡는 남자 선수의 역할 대신 상대 드라이브 공격을 쇼트로 걷어내는 데 급급했다.
대한탁구협회 임용수 경기이사는 "준결승에서 꺾은 류-선 조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상대를 맞아 우승에 대한 욕심이 너무 앞섰다" 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 대회 남.녀복식과 혼합복식 8강 이상에서 가진 중국과의 네차례 경기에서 모두 졌다.
한편 남녀 단식에서 유일하게 남은 김택수(한국담배인삼공사.9위)는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조란 프리모라치(크로아티아.7위)를 3 - 0(21 - 16, 21 - 17, 21 - 16)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김선수는 주무기인 파워드라이브를 앞세워 연거푸 세트를 따내며 지난 2월 카타르 오픈 결승전의 패배를 설욕했다.
김선수는 5일 오전 10시 세계 1위 왕리친(중국)과 4강 진출 길목에서 맞붙는다.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