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국립공원 철조망 설치 부작용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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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부모를 따라 북한산 국립공원에 등산을 갔던 어린이가 철조망에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약간 스친 정도라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치한 철조망에 다친 것이라 마음이 착잡하다. 요즘 국립공원에 가보면 그곳이 비무장지대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공원 입구부터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와 능선 곳곳에 가시철조망.철책.와이어로프 등과 출입금지를 알리는 입간판들이 이중삼중으로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국립공원에 발효 중인 야간산행 금지, 등산로 및 계곡 휴식년제, 야영장 예약제, 야영 및 취사금지 등 10여가지 통제규정의 산물이다. 그러나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이같은 통제가 되레 자연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철조망과 입간판 등을 설치하느라 멀쩡한 나무에 1천여개의 커다란 쇠못을 박아놓았다.

통제 위주 정책의 유산으로 볼 수 있는 국립공원의 철조망을 늦게나마 철거해 인간과 자연이 자유롭게 동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장오.북한산국립공원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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