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나라밖 희소식 '가벼운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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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번주는 시작부터 가벼운 한주가 될 것 같다.

지난주 말에 발표된 미국 경제의 예상외 실적과 선진7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세계경제는 아직 건실하다' 는 선언이 희소식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중에 모처럼 두차례의 휴일(1일 석가탄신일과 5일 어린이날)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2%는 당초 예상(1%미만)은 물론 지난해 4분기의 1%에 비해서도 두배나 된다. 경기회복을 기대하기엔 이르지만 팽배한 장기침체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일본도 신정권이 출범하면서 자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주름을 주고 있는 부실채권을 처리하고 속히 산업재생에 손을 댄다는 것을 첫 과제로 잡은 만큼 이른 시일 안에 경제종합계획을 내놓을 전망이다. 특히 예.저금에 묶여 있는 1천4백조엔에 이르는 개인자산을 증권시장으로 끌어내려는 대형 증시활성화대책도 다듬고 있다.

일본은 망가진 경제를 정권교대를 계기로 회생시킨다며 '9회 말 2사만루에서 역전홈런' 으로 표현한다. 유럽과 동구권도 경기감속은 있지만 우려 수준은 아니다.

다만 부시정권 취임 1백일을 맞은 지금, 미국정부가 내정.외교에서 보수회귀로 나가고 경제는 감세의 조기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잡고 있는 게 걸리는 대목이다.

이런 기조아래 특히 대외경제정책에서 '자국의 이익이 되느냐' 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돼 예컨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세계경제의 위기관리력과 견인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주 일본 반도체업계에서 나온 뉴스는 계속 주목해야 할 큰 사건(?)이다. NEC 등 일 반도체업체들이 일제히 메모리(D램)의 해외생산을 철수하고 일본내 생산으로 집약시키겠다고 밝힌 것.

64메가D램의 경우 삼성제품이 개당 3~4달러인데 비해 일본은 5달러로 가격경쟁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또 컴퓨터시장의 위축으로 주요 부품들을 한국이나 대만에 위탁생산하겠다고 한다. 반도체와 컴퓨터부품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나 증시에 큰 호재가 아닐수 없다.

이번주 최대 관심은 2일 발표되는 한국통신 자회사 한통프리텔(016)과 한통엠닷컴(018)의 합병극이다.

이는 SK텔레콤과 확실한 이동통신 2강체제를 굳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 다우와 나스닥의 강세에 힘입어 국내 통신주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터라 이 합병이 통신주들에 강한 모멘텀을 줄 것으로 점친다.

곽재원 정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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