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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입제도 성공하려면…] 中. 다양한 전형 방법 개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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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새 대입안이 발표되면서 대학도 바빠졌다. 선발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전형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에 빠진 것이다. 서강대 등은 이미 새 대입안에 대비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했다.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새 대입 제도가 정착되려면 대학이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태 경희대 입학관리처장도 "대학에서 학생의 인성과 적성 등을 감안해 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전형 요소를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 대학별고사 다양화=대학은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심층면접과 구술고사, 논술.적성검사 등 대학별고사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상위권 대학은 영어와 수리 등 과목별 논술에서 본고사 수준의 문제를 출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필고사 형식의 과거 본고사로 돌아간다면 새 대입안이 내세우는 고교 교육 정상화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8일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논술과 면접고사는 중요하다. 하지만 학원에서 배워서 잘 하는 학생을 골라내는 것이 아닌, 교육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을 판단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대학은 학교 교과과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전형 방식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박용태 동아대 입학처장은 "심층면접에선 교과서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통해 학생의 가치관과 지식,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학생의 논리력과 사고력.비판적 능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방향으로 논술고사를 다양화하려고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계열별로 세분화해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 기업 선발방식 벤치마킹도=성균관대는 기업의 인재 선발 방법 등을 연구해 학생 선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선해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내신이나 수능이 등급제로 되면서 사실상 점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기는 힘들어졌다"면서 "삼성이나 GE 등 유명 기업에서 인재를 뽑는 방식을 연구해 학생의 창의성 등을 발견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선발 업무를 전담하는 입학사정관제도 새 대입 제도 정착에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용구 중앙대 입학처장은 "일반적으로 지원자들은 동일한 분포를 보이는 만큼 주관적 평가가 가능한 내신의 비교과 영역을 평가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이에 대한 객관적이며 공식적인 평가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개인 차는 어떻게 반영하나=학생 개개인의 학력차를 반영하는 방법도 대학은 찾아내야 한다. 고교등급제 등이 개인이 아닌 학교의 격차를 반영하면서 '학력연좌제'논란을 낳은 데 따른 것이다.

최재훈 한양대 입학실장은 "7차 교육과정에서 심화교과를 이수하거나 전문과목 등 어려운 과목을 수강해 좋은 점수를 받은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대학이 심화교과 이수자 등에게 혜택을 주게 되면 2006학년도부터 도입되는 AP(심화학습 이수 인정)제도도 쉽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P는 우수 학생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고 과학영재를 양성하기 위해 고교 때 대학 교과목을 미리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현옥.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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