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써서 감독됐나 “나이지리아 축구사령탑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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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라르스 라예르베크(62) 나이지리아 축구 대표팀 감독이 뇌물 스캔들에 휘말렸다. 나이지리아 일간지 뱅가드는 17일(한국시간) “경제범죄특별수사대가 라예르베크 감독과 나이지리아 축구협회(NFF) 사이에 뇌물이 오갔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한 쪽은 나이지리아 신임 감독 후보 1순위였던 글렌 호들(영국)의 에이전트 존 시튜다. 시튜는 “감독 후보를 인터뷰하는 고위층의 뇌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호들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호들·브루노 메추(프랑스)·스벤 예란 에릭손(스웨덴) 감독 등에게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라예르베크 감독은 NFF와의 인터뷰 후 1순위로 떠오르더니 결국 나이지리아 사령탑에 올랐다. 샤니 룰루 NFF 회장은 “라예르베크 감독이 인상 깊은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다른 후보들이 보여주지 못한 나이지리아 축구의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의미 있는 역전승이었다”고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이 아닌 뇌물이 라예르베크의 ‘역전승’을 만들어냈다는 소문이 돌면서 NFF는 궁지에 몰렸다. 1년 전 NFF 내 공금이 없어진 사건에 대해 NFF 대변인이 “도둑이 NFF 사무실에 침입해 돈을 훔쳐갔다”고 주장하는 등 ‘돈 문제’에 대해 투명한 행정을 보이지 못했기에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제범죄특별수사대 대변인 페미 바바지데는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 뇌물 수수 혐의가 있는 NFF 임원들은 물론 감독 후보들의 에이전트들도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예베르크 감독은 “이야기할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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