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영재반 선발문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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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시 교육청은 최근 수학.정보(이상 서울과학고).과학(한성과학고) 등 3개 분야에서 시내 중학2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재반 선발시험 문제를 일부 공개했다.

과학고 교사들이 주말합숙을 하며 출제한 이번 시험은 교과별 전문지식보다는 창의적 사고력과 과제수행 능력을 묻는 데 중점을 두었다.

◇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서울과학고 수학반 시험에는 크기가 다른 정.직육면체 23개로 대형 직육면체를 만들어 이 중 3개 면을 보여주고 나머지 3개 면의 전개도를 그리도록 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정답은 물론 하나가 아니다. 체계적인 논리를 세워 얼마나 많은 경우의 수를 추정하느냐가 평가의 요체다.

◇ 정답 찾는 방법이 중요〓한성과학고 과학반 시험에는 다양한 측정도구를 주고 부엌에서 흔히 쓰는 알루미늄 포일(foil)의 두께를 구하는 과제가 나왔다. 두께가 너무 얇아 자로 직접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밀도를 잴 방법을 궁리해 이를 질량과 부피의 관계에 대입해 풀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용수철 저울을 이용해 밑면의 재질이 서로 다른 네 가지 운동화 중 가장 덜 미끄러지는 것을 골라내는 방법을 물었다. '마찰력' 의 개념을 실제 실험방법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느냐가 평가의 관건이다.

◇ 훈련보다는 창의력〓서울시 교육청 교육정보화과 김영준 장학관은 "고교나 대학교 교양수학 수준의 문제까지 나오는 경시대회와 달리 위 학년의 진도를 학원이나 과외에서 미리 배운 학생들이 유리하지 않도록 출제됐다" 고 강조했다.

영재 판별의 기준은 문제풀이 훈련 정도가 아니라 창의력이란 말이다. 설문조사 결과 이런 문제를 푸는 데 영재반 대비 학원수강이나 과외가 도움이 됐다는 응시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과학고 김창동 교사는 "벌써부터 문제를 알려달라는 학부형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면서 과열된 관심을 우려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문제를 일부만 공개하는 한편, 내년에는 모두 새로 출제할 방침이다.

◇ 영재반 뭘 배우나〓지난 14일 한성과학고의 첫 수업에서 학생들은 신시사이저.소리굽쇠 등 다양한 소리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녹음해 음파의 형태를 알아낸 뒤 이를 재생하는 실험을 했다.

앞으로 토요일 오후.방학을 이용해 98시간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과학고 입시때 특전을 줄 계획은 없다" 고 밝혔다.

이후남 기자

◇ 선발문제

◇ 선발문제

우선 다이아몬드에 ①~⑬까지 차례로 번호를 매긴다. 이 중 ①~④와 ⑤~⑧을 각각 천칭의 양쪽에 올린다.

▶이 때 평형을 이룬다면 가짜는 ⑨~⑬중에 있다. 진짜인 ①~③과 ⑨~⑪을 양쪽에 올린다. 평형인 경우 ⑫, ⑬중의 하나가 가짜다. 진짜를 한쪽에 올려놓고 ⑫, ⑬을 차례로 반대편에 올리면 가짜를 바로 알아낼 수 있다.

①~③보다 ⑨~⑪이 무겁다면 가짜는 진짜보다 무게가 무거운 것이므로 ⑨와 ⑩을 달아 무거운 것을 고른다. 무게가 같다면 ⑪이 가짜다. 반대로 ①~③보다 ⑨~⑪이 가볍다면 ⑨와 ⑩을 달아 가벼운 것을 고른다. 무게가 같다면 역시 ⑪이 가짜다.

▶①~④와 ⑤~⑧이 평형을 이루지 않는다면 ⑨~⑬은 진짜다. 더 무거운쪽을 ①~④라고 치고 다시 ①②③⑤⑥과 ⑨~⑬을 양쪽에 올린다. 평형인 경우 ④⑦⑧중 하나가 가짜다. ⑦과 ⑧를 달아 가벼운 것이 가짜이고, 무게가 같다면 ④가 가짜다.

①②③⑤⑥이 ⑨~⑬보다 무거우면 ①②③중의 하나가 가짜이고 이 경우 가짜는 진짜보다 무겁다. ①과 ②를 달아 무거운 것이 가짜이고, 무게가 같다면 ③이 가짜다. 반대로 ①②③⑤⑥이 ⑨~⑬보다 가벼우면 ⑤와 ⑥중 하나가 가짜다. 진짜 중 하나와 차례로 무게를 달면 가짜를 알 수 있다(이외의 풀이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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