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립대서 '오늘의 북한' 학술회의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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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칼리지스테이션=김진 특파원]미국의 대북 정책 및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다루는 한반도 학술회의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존 매클러런 중앙정보국(CIA)부국장.양성철(梁性喆)주미대사 등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텍사스 주립대에서 열렸다.

한반도 학술회의는 18일까지 이틀 동안 텍사스주 A&M 주립대에서 '오늘의 북한 : 포용인가 대치인가' 를 주제로 북한 정세, 한반도 군사상황, 남북관계,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놓고 주제 발표를 한 뒤 토론을 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향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미 정책 입안자들이 참석한 토론회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학술회의는 첫날 한반도 군사상황과 북한의 정세를 놓고 가이 아리고니 미 국방부 한반도 전략 선임 분석관과 미 국방연구소 케이티 오(한국 이름 오공단)박사가 주제 발표를 했다.

아리고니 분석관은 주제 발표에서 "지난 18개월 동안의 남북간 정치.외교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군사상황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이 군사적 위협 및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이라고 말했다.

또 "통계적 군사력 균형면에서는 북한이 지상군 전투 분야에서 우세하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한.미 연합군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은 미국측이 증원 부대를 한반도에 파견하기 전에, 그리고 한국의 우세한 경제력이 전쟁을 뒷받침하기 전에 속전속결로 끝내려 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오박사는 외국의 식량 원조 연장,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 자본주의를 향한 주체사상의 수정, 핵 및 미사일 개발 능력의 포기, 재래식 무기 감축에 대한 동의 등이 있어도 북한 사회를 구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늘날 북한 상황에 대한 우리의 비관적인 견해로는 이에 대한 간단한 해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며 "포용이 가장 폭넓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가장 좋은 형태의 포용은 앞으로 논의돼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만찬에 참석, 환영사를 겸한 연설을 했으며 梁대사와 매클러런 부국장.페리 전 장관도 한반도 정책에 대해 연설했다.

18일에는 서정욱(徐廷旭)전 과기부장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세기재단의 셀릭 해리슨과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엘 위트가 남북관계와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해 주제 발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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