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내정자는] 한은이 15번째 직장 … 민관 두루 거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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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내정된 김중수 주OECD 대사(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가운데)가 2008년 5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오른쪽),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는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우수하다는 의사들이 왜 외국 의사와 경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대외 개방과 자율을 중시하는 합리적 시장주의자의 색깔이 드러나는 말이다.

그는 한국 사회의 문제로 ‘우물 안 개구리’ 마인드를 꼽았다. 글로벌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국내 경쟁에만 신경 쓰는 내부 지향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한국 경제의 과제가 단기 성장보다는 중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시절 통화·재정 정책으로 대표되는 단기 거시경제 정책이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늘 지적했다.

그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무려 14번이나 직장을 옮겼다. 한은 총재가 15번째다. 민관을 옮겨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소통과 조화,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세심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도 있다. 한림대 총장 시절 교수 350명 전원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KDI 원장 때는 전 직원의 나이를 기억해 챙겼다는 일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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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들어 초대 경제수석으로 일하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따른 청와대 개편으로 4개월 만에 물러났다. 하지만 그해 8월 프랑스 파리의 주OECD 대표부 대사로 임명돼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 그는 OECD와는 인연이 많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97년 OECD 준비소장을 맡아 협상을 진두 지휘했다. 그는 정운찬 총리, 고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경기고 동문이다. 정 총리가 그를 한은 총재 후보로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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