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법률상담 무료봉사로 알았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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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터넷에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포털업체로부터 5억6000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변호사가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변회는 지난해 4월부터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지식iN 법률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변회 윤연수 사업이사는 15일 “네이버 운영사인 ㈜NHN에서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해 와 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서울변회가 지난해 받은 돈은 2억3250만원. 올해는 3억3500만원을 지원받기로 약정돼 있다. 서울변회는 그동안 지원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회원 변호사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법률상담에 참여하고 있는 A변호사는 “봉사 활동으로만 생각하고 참여한 변호사들을 이용해 서울변회가 수익사업을 벌인 것”이라며 “네티즌에게도 법률상담이 순수 봉사 활동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변회도 1월 정기총회에서 NHN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 법률상담 서비스가 세법상 수익사업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특별회계로 처리하기 위한 내부 규칙 개정에 들어갔다.

지난해 지원금 중 서울변회가 서비스 관리를 위해 쓴 실비와 우수 활동 변호사 포상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돈은 1억8000만원이다. B변호사는 “운영비보다 훨씬 많은 돈을 제공받은 것은 봉사 활동이라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서울변회 김현 회장은 “지원금을 받는다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회원들에게 알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남은 지원금은 인권 활동 등 사회공헌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법률상담 서비스엔 서울 지역 변호사 315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올라온 17만여 건의 질문에 대한 답변율은 90.2%에 이른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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