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촌 돋보기] 전주 송천동 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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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시 덕진구 송천1 ·2동은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 대규모 주거단지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부녀회를 중심으로 반찬거리를 생산자와 직거래하고 체육대회를 여는 등 어느 아파트촌보다 주민단합이 잘 되고 있다.

◇아파트 현황=송천2동에는 ▶롯데 5백30가구▶동아 5백6가구▶한양 8백63가구▶대명 5백25가구▶제일 2백6가구▶시영 3백60가구▶쌍용1 ·2차 3백가구 등 4천여가구가 있다.

송천1동은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가 지어져 현재 8개 단지 6천여가구에 이른다.

전주시가 공영개발한 송천지구(6만2천평)에 ▶현대1 ·2 ·3차 1천7백41가구▶주공 1천9백98가구▶비사벌 5백91가구,일반지역에 ▶우림 4백20가구▶신일 7백53가구▶광진한솔 4백17가구▶송림타워 1백74가구 등이 있다.

◇직거래=신일아파트 부녀회는 99년부터 반찬거리들을 생산자와 직접 거래해 가계비 부담을 줄여 주고 있다.

매주 수요일 어묵 ·김 ·달걀 ·두부 등 10여가지를 아파트로 배달받아 입주자들에게 팔고 있다.당연히 가격이 시중보다 10∼20% 싸다.

직거래 바람은 최근 입주를 마친 현대1 ·2 ·3차와 주공을 포함해 13개 아파트로 확산됐다.

우림아파트는 김장철이면 동별로 배추 ·무 ·양념 등을 공동으로 구입해 김장 비용을 많이 절약한다.

◇재활용품 수집=현대2차 아파트 주민들은 수익금을 아파트 가꾸기에 쓰기로 하고 지난 1월부터 폐품을 모으고 있다.부녀회는 협조하지 않는 집에 대해서는 벌금을 물리는 등 재활용품 수집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수익금은 40여만원.아파트 단지에 조경수를 심는 데 쓸 계획이다.

한양아파트는 98년부터 음식물 찌거기를 모아 사료생산 업체에 팔고 있다.지금까지 여기서 4백여만원을 벌어 공동시설물 보수와 주민 화합잔치 ·경노잔치 등에 사용했다.

쌍용1 ·2차 아파트의 경우 방역 등은 폐품을 팔아 모은 돈으로 해결하고 있다.

◇화합잔치=송천2동의 8개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8일 송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가졌다.배구 ·족구 ·탁구 ·줄넘기 ·제기차기 등 11개 종목의 기량을 겨루며 우애를 다진 것.

이날 행사는 동네 음식점 ·주유소 등으로부터 4백여만원을 협찬 받아 열렸고,한양아파트가 종합 우승해 우승기와 푸짐한 상품을 받았다.

신일아파트는 해마다 가을이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주민화합잔치를 벌여 먹거리장터와 노래자랑 등을 펼친다.

현대 ·우림 ·주공파트 등도 9∼10월 주민단합대회를 갖는다.

◇문화강좌=광진한솔아파트 부녀회는 관리사무소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서예 ·유화 ·노래교실을 매주 한차례씩 열고 있다.

강좌는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며,강사는 아파트에 사는 서예가 ·화가와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맡고 있다.

수강료는 1만원씩.서예반은 20명,유화반은 10명,노래교실은 40여명이 수강 중이다.

서형식 기자

**** <신일 아파트 부녀회장 인터뷰>

**** <신일 아파트 부녀회장 인터뷰>

“주민들의 화합이 잘 돼 살기 좋은 아파트로 소문난 것 같습니다.”

신일아파트 부녀회장 심영숙(42 · 사진)씨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쪼달리는 가계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반찬거리 직거래 품목을 늘리고,공동 경비는 재활용품을 팔아 충당하는 등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송천동 아파트촌이 나무가 적고 근린공원시설이 부족한 게 흠”이라며 “앞으로는 조경에 힘써 쾌적한 주거공간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가구 수가 많은 반면 도로가 좁고 신호등을 비롯한 교통안전 시설이 부족해 사고 위험이 크다며 불편한 점을 밝혔다.

한양 ·대명 ·동아아파트 등 3천여 가구가 들어선 송천2동은 간선도로조차 왕복 2차로밖에 안돼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하다.

심씨는 또 “사람들이 아파트단지 주변 야산으로 등산과 조깅을 많이 다니는데 등산코스로 가는 길이 자갈길이라서 불편하고,가로등도 적어 밤늦게 다니는 학생과 여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근린공원 조성 등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은 그렇다손치고 가로등 ·교통안전 시설 등은 하루빨리 늘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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