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둑프로제 도입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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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한이 바둑경기에 프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의 조선바둑협회 문성삼 서기장 대리는 지난달 말 재일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장차 북한에서도 프로제도를 도입하고 세계의 여러 프로대회에도 출전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바둑의 당면 과제는 오는 6월 세계아마추어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 현재 북한에는 아마추어 6단 이상, 즉 프로급 실력을 가진 10, 20대의 젊은 선수들이 10명 있다" 면서 "전도가 유망한 나이어린 기사들도 열심히 육성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북한이 올초 평양에 설치한 바둑원도 '전문 바둑선수' (프로기사)와 후진을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기원측은 북한이 실력만 갖춘다면 프로 개념을 도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바둑계에 프로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한국.일본.중국 등이 프로 입단을 제각기 다르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단대회를 거쳐 프로 자격을 부여하는 한국.일본과 달리 중국에서는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거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면 프로로 전환할 수 있다.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중국 프로기사는 상금의 50%까지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북한이 '중국식' 의 프로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럴 경우 북한은 1990년 창설된 북한내 최고 기전인 전국바둑대회에서 입상하거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아마추어들에게 프로 자격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을 대표하는 바둑선수인 문영삼.최은아.리봉일.조새별.최명선 등은 모두 '중국방식' 에 익숙한 중국 유학파다.

북한은 90년대 이래 바둑을 '권장할 만한 두뇌 스포츠' 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보급해 왔다. 바둑을 보급하는 '바둑교실' 이 평양과 원산에 각각 두개, 남포와 함흥에 각각 한개 설치돼 있다. 바둑인구는 1만명 정도로 알려진다.

본사 박치문 바둑전문위원은 남북 프로바둑 교류와 관련, "아직은 실력차이가 크므로 아마추어나 학생.여성기사들의 인적 교류가 우선" 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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