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세계 최고 부자’ 자리 내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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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엘루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제치고 올해 세계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다.

10일 미국 경제전문지(誌) 포브스가 발표한 ‘2010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535억 달러(약 60조4500억원)로 게이츠보다 5억 달러 많았다.

MS 주가가 최근 1년간 50% 상승하면서 게이츠의 재산도 130억 달러 늘어났으나 슬림은 185억 달러를 불리면서 지난해 3위에서 정상으로 올라섰다. 비(非) 미국인이 세계 최고 부자에 오른 것은 16년 만이다.

3위에는 ‘가치투자’로 유명한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올랐다. 인도의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과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 미탈 회장이 그 뒤를 이었다. ‘명품은 불황에도 끄떡없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회장은 7위에 올랐다.


올해도 유통업 부자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전세계 패스트패션 열풍을 주도한 ‘자라’의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9위, 독일 슈퍼마켓 재벌인 카를 알브레히트는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갑부는 전 세계에서 101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218명 늘어났다. 이들의 전체 재산도 24조 달러에서 36조 달러로 늘어났다. 특히 상위 10위 갑부들은 모두 전년보다 재산이 불었다.

1011명 갑부 가운데 미국인이 40%로 압도적이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34명을 배출했다. 10억 달러 명단에 신규 진입한 사람은 모두 97명이었다. 이중 아시아 출신이 3분의 2(62명)로 이 지역의 부가 빠르게 팽창함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을 비롯한 11명이 올해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72억 달러로 100위에 올랐으며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36억 달러로 249위였다.

올해 명단에 오른 한국 부자는 지난해 4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났다. 일본 1위는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로 유명한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이 차지했다. 그의 재산은 76억 달러로 세계 89위였다.

중국 최고 부자는 음료기업인 와하하(娃哈哈) 그룹의 쭝칭허우 회장으로 나타났다. 그는 70억 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순위는 103위에 올랐다.

최고의 여성 부자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의 크리스티 월튼과 그의 일가로 조사됐다. 최연소 갑부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25세·40억 달러)였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24억 달러)는 최고의 셀리브리티 부자로 선정됐다.

포브스 2010년 억만장자 명단과 상세한 기사는 24일 발매될 포브스코리아 4월호에 실린다.

이주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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