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패션 아이템] 바르면 바로 효과? 요즘 뜨는 ‘인스턴트 화장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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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인스턴트 화장품’이라는 게 있다. 바르자마자 성형수술을 한 효과를 내준다는 화장품이다. 팔자주름을 즉각적으로 제거해준다는 굿스킨랩의 트리액티라인(사진)은 이 분야의 선구자다. 오죽하면 제품에 ‘인스턴트 딥 링클 필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이 제품은 ‘뷰티 테스터’인 스튜어디스들 사이에서 먼저 알려졌다. 기내 면세점에서 “제가 쓰는 제품”이라며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스튜어디스가 생길 정도였다. 초라한 패키지였지만 이런 입소문에 힘입어 필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굿스킨랩은 필러의 성공에 힘입어 토털페이스를 개발했다. 팔자주름 외 얼굴 전체의 잔주름을 개선해주는 기능성 제품이란다. 브랜드에서는 이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실제로 주름이 완화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브랜드인 베네피트의 올라리프트는 즉각적으로 눈가 부기를 가라앉히고 눈밑을 올려준다고 광고한다. 제품 패키지에 자신 있게 비포 & 애프터 사진을 싣기도 했다. 이 제품에도 리프팅 유효성분 외 빛을 반사시켜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광물질이 함유돼 있다. 이처럼 파운데이션이나 아이섀도, 기초제품군에 미네랄을 첨가해 3D 효과를 내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물론 씻어내는 즉시 착시효과는 사라진다.

랑콤의 글로벌 CEO 요세프 나비는 지난달 말 파리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성형수술 효과를 주는 화장품이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다. 우리도 그런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형수술 화장품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연구소 형태의 실험적인 브랜드 외 거대 글로벌 기업까지 뛰어들 태세다. 그 핵심은 성분 전쟁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사 필러 효과를 내는 건 헥사펩타이드다. 트리액티라인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굿스킨랩의 제품에는 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올리고펩타이드와 광학적인 효과를 주는 운모, 티타늄다이옥사이드가 들어있다.

레티놀 등 기존의 주름 개선 성분들이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3~6개월의 지속적인 사용 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화장품 기술의 발전으로 그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4주 프로그램, 8주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한 예다. 더 나아가 인스턴트 화장품의 반열에 오른 제품들은 몇 초에서 몇 분 사이에 역량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지함피부과학연구소 김세기 소장은 “제품 사용을 중단하면 바로 효과가 사라지고 오히려 역과정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글=이진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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