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방→정신병원, 입에 못담을 성고문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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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재미교포 대북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28·한국명 박동훈·사진)이 지난달 말부터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박씨가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주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박의 신앙적 스승인 존 벤슨 목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부모와 지인들이 박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며 “박씨가 사람이 공포에 직면할 때 다급해하는 불안증세를 보이고 대화할 때조차 호흡 소리가 매우 격할 정도로 온전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벤슨 목사는 “박씨로부터 북한에 입국한 뒤 국경 지역에서 심한 구타를 당한 뒤 올해 초 평양으로 압송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벤슨 목사는 “박씨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한 심한 불안증세 때문에 제대로 말을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북한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로버트 박씨와 함께 북한 인권운동을 펼쳐온 시민단체 '팍스코리아나(Pax Koreana)'의 조성래 대표는 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양 압송 이후엔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성적 가혹행위가 가해졌다"며 "로버트가 북한은 독일 나치보다 악랄한 정권이란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북한 주민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겠다며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불법 입국했다. 박씨는 북한 지도부에 문호 개방과 정치범 관리소 폐쇄 등을 촉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입국 뒤 북한 당국에 의해 곧바로 체포된 뒤 억류 43일 만인 지난달 6일 석방됐다. 당초 박씨와 지인들은 지난달 25일 워싱턴에서 북한 입국 관련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었으나 박씨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느껴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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