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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일식과 월식은 왜 일어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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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14일 오전 10시52분부터 52분 동안(서울 기준) 달이 태양의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이 있었다. 그러나 광주로부터 서남쪽과 제주 지역에선 이 현상을 볼 수 없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달이 태양을 가리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식(또는 월식)이 일어나는 이유 등을 공부한다.

◆ 일식의 원리=일식과 월식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고, 달은 지구를 공전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일식은 태양과 지구 관측자 사이의 일직선상에 달이 놓여 지구를 가리는 바람에 생긴다.

태양이 전부 달에 가려지는 곳에 관측자가 있으면 개기일식이, 일부만 가려지는 쪽에 있으면 부분일식이 나타난다. 개기일식은 달이 겉보기에 태양보다 커서 태양을 완전히 가릴 수 있을 때 생기는데, 태양 지름(139만㎞)이 달보다 400배 크지만 태양이 달보다 400배 멀리 떨어져 있어 평균적으로는 둘의 크기가 비슷하다.


▶ 1999년 8월 11일 독일 서부 자르브뤼켄에서 촬영된 개기일식 진행 장면. 왼쪽부터 태양이 달에 가려져 자취를 감춘 뒤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르브뤼켄 AP=연합]


▶ 2001년 1월 10일 오전 3시40분부터 3시간10분 동안 충남 태안군 안면읍에서 촬영된 개기월식. 맨 왼쪽은 월식 시작 전의 달이며, 마지막은 지구 그림자에 모두 가려져 불그스름한 모습. [중앙포토]

그런데 달의 공전궤도는 타원이므로 지구와의 거리가 일정하지 않다. 가장 가까울 때가 35만7000km, 가장 멀 때는 40만7000km이다. 따라서 지구와 달의 거리가 멀면 태양을 다 가리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태양의 가장자리 부분이 금가락지 모양으로 빛나는 금환일식이 일어난다.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곳은 일식 때 달이 지나가는 띠모양의 지역(개기대)에만 한정된다. 개기대의 한 지점에서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은 당시의 태양과 달의 거리에 따라 다르나 보통 2~4분, 길면 7분30초다.

세계적으로 개기일식과 금환일식이 일어날 확률은 각각 4년에 세번꼴로 비슷하다. 그러나 지구 어디서에나 보이는 것은 아니고, 해와 달과 관측자가 일직선을 이루는 곳에서만 볼 수 있다.

개기일식 땐 태양이 보이지 않는 대신 평소 볼 수 없던 태양 주변의 코로나(태양의 붉게 빛나는 부분 바깥쪽의 가스층)가 희게 빛난다. 개기일식 땐 보름달이 뜬 정도로 어두워져 별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개기일식은 1887년 8월 19일, 금환일식은 1948년 5월 21일에 있었다. 다음 개기일식과 금환일식은 2035년 9월 2일과 2041년 10월 25일에 각각 일어난다.

◆ 월식의 원리=월식은 태양-지구-달 순으로 일직선상에 늘어서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일부(또는 전부)가 어둡게 보이는 현상이다.

만월(보름달) 때만 일어나지만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백도면(달의 공전궤도를 천구상에 투영한 대원궤도면)이 황도면(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처럼 보이는 천구상의 대원궤도면)과 5.9°정도 기울어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상에 놓일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백도와 황도가 교차하는 점은 두개로 태양이 교점 근처에 있을 때 일식이나 월식이 일어난다. 이때를 식의 계절이라 하는데, 음력으로 여섯달 간격으로 일어난다.

일식이 월식보다 자주 일어나지만 월식이 더 많이 관측된다. 일식은 지구상의 한정된 지역에서만 볼 수 있고, 월식은 지구상의 밤인 곳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월식에서 지구 안쪽의 아주 어두운 부분인 본영(本影)에 달의 전부가 들어갈 경우 개기월식이, 일부가 들어갈 경우 부분식이 일어난다.

모든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 바깥쪽의 덜 어두운 부분인 반영(半影)에 들어가면서 반영식으로 시작하는데, 달의 중심이 지구 본영의 중심을 통과하는 중심식일 경우 1시간40분 동안 지속된다. 개기월식이 일어나도 지구 대기에 굴절된 빛이 달표면에 반사돼 달이 어두운 붉은색을 띤다.

최근의 개기월식은 지난 5월 5일에 있었고, 2007년 8월 28일에 다시 볼 수 있다.

※도움말:한국천문연구원 김봉규 박사

이태종 NIE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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