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거스름돈 모으기' 학생들 씁쓸함 경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올 겨울 호남고속도로 전주톨게이트에서 '사랑의 거스름돈 모으기' 캠페인을 벌인 전북 완주군 완주고 학생들은 훈훈함 못지 않게 씁쓸함도 경험했다.

"비싼 외제 승용차를 탄 상당수 사람들은 1백원, 심지어 10원 짜리 동전 하나도 선뜻 내 놓기를 꺼렸어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매일 오후 한나절 동안 봉사활동을 벌인 이 학교 동아리 '에덴' 회원들의 말이다.

모금 캠페인에는 동아리 1~2학년생 13명이 참가, 1천40여만원을 모아 최근 전북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번 활동은 회원 학생들이 "방학동안 보다 값진 일을 해보자" 며 전주시 자원봉사센터를 찾은 게 계기가 됐다.

이들은 "어려운 이웃에 작은 정성을 보태달라" 는 이들의 말에 크고 좋은 승용차 운전자들 상당수가 눈을 흘기며 창문을 올려 버리거나 곧장 속도를 내 가버리는 것을 볼 때 여간 실망스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고생한다. 좋은 일 한다" 며 언 손을 잡아 주는 아저씨들이나 사탕.껌.귤 등을 건네주는 아주머니들때문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소형차량 운전자들이 성금을 아낌없이 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1학년 김란(18)양은 "화물차량이나 택시 기사들은 1만원짜리 지폐를 서슴없이 내 놓았고, 어떤 버스기사는 알뜰히 모은 10원짜리 동전을 가득 주실 때 가슴이 뭉클했다" 고 말했다.

1998년 결성된 동아리 에덴은 그동안 헌혈캠페인, 전주천 생태조사활동 등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