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은행서 연쇄폭발 … 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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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일가에 대한 재산 몰수 판결 이후 태국 정정 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법원 선고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방콕은행 본점과 3개 지점에서 연쇄적으로 수류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방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보안 경계 강화=방콕 포스트는 1일 “경찰이 폭탄 사건 용의자의 몽타주를 배포하는 등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방콕은행 본점 등 은행 건물 4곳에 동일한 종류의 ‘M67’ 수류탄이 터졌고, 용의자들이 비슷한 복장을 한 것 등으로 미뤄볼 때 이번 폭탄 사건이 동일한 집단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류탄이 터졌지만 출입문과 창문이 파손됐을 뿐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친탁신 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14일부터 7일간 개최할 예정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판결에 불만을 품은 특정 세력이 사회 불안을 가중시키기 위해 폭탄 사건을 다시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내 주요 시설과 요인들에 대한 보안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UDD 측 인사들은 “방콕은행은 국왕 비서실장이자 전 총리인 프렘 티순라논다 장군의 재산이 예치된 은행”이라며 이번 사건의 반정부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 은행을 일부러 골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렘 장군은 탁신을 축출한 2006년 쿠데타의 배후로 알려진 인물이다.

방콕 경찰청 산탄 차야논 총경은 “이번 사건이 고도의 정치적 효과를 노렸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아직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라며 “정부와 반정부 단체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려는 제3의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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