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사면 스캔들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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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직전 단행한 금융재벌 마크 리치(66)사면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미 하원 정부개혁위원회가 의회 차원의 조사를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소환장을 발부한 데 이어 미 검찰도 14일 사면경위 내사에 착수하는 등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AP통신은 14일 리치를 기소했던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 메리 조 화이트 검사가 클린턴이 사면의 대가로 정치자금이나 금품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 검사는 마크 리치의 전 부인이며 클린턴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데니스의 은행 거래내역과 통화기록 등 관련 서류들을 조사하고 있다.

화이트 검사는 그동안 마크 리치에 대한 사면이 검찰과 아무런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졌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한편 상원법사위는 14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논란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상원 법사위의 앨런 스펙터 의원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직도 기술적으로 탄핵이 가능한 상태" 라며 "탄핵될 경우 클린턴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고 있는 연금.경호 비용.사무실 임대비 등 각종 예우가 중단될 수 있다" 고 말했다.

마크 리치는 1983년 맨해튼 검찰에 의해 4천8백만달러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되자 스위스로 도주했다.

그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신병인도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마저 포기했으나 지난달 20일 특별 사면됐다.

리치 사면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인물은 리치의 전 부인인 작곡가 출신의 데니스 리치. 그녀는 93년 이후 클린턴의 재선운동과 힐러리 클린턴의 연방상원선거 운동 등과 관련해 민주당에 1백만달러 이상의 정치헌금을 제공했다.

또 클린턴 기념도서관 건립에도 45만달러를 기부해 사면을 돈으로 샀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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