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재단장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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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계종을 대표하는 사찰인 조계사(주지 지홍 스님)가 '희망의 조계사 가꾸기 불사' 라는 이름의 재단장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 도심(종로 2가)에 자리잡은 조계사는 조계종 총무원이 들어있는 한국불교의 중심. 절마당 한가운데 대웅전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 명물이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계사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기에 터가 넓지 못해 사찰의 대문격인 일주문조자 없으며, 총무원 청사를 비롯한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 있어 다소 어수선하다.

조계사가 올해 최우선 사업으로 '일주문 건립불사' 를 주창하고 나선 것은 대표사찰의 외양을 제대로 갖춰보자는 취지다.

지홍 스님은 "동쪽 출입구인 우정국로쪽으로 난 골목길 좌우의 민가를 매입해 올해 안으로 일주문을 먼저 짓겠다" 고 밝혔다.

조계사는 연초 이를 위한 천일기도에 들어갔으며, 한달만에 약 2억5천만원을 모금했다.

조계사내 총무원 청사를 허물고 불교문화회관을 짓는 것도 조계사 경내정리와 맥을 같이 하는 사업이다.

현재 총무원 청사 뒷쪽에 불교문화회관을 먼저 짓고, 회관이 완성되는 대로 현재의 총무원 청사를 허물고 그 자리에 제2의 불교문화회관을 쌍둥이 빌딩으로 만들 계획이다.

조계사는 이와함께 건립 80여년이 지나면서 금이 간 대웅전의 기둥을 일부 교체하고 단청을 새로 입히는 공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지홍 스님은 "인근 민가 구입에 워낙 많은 돈이 필요하기에 재단장의 시한을 못박기는 힘들지만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사를 출입구도 없는 옹색한 모습으로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는 일" 이라고 말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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