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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의 건강 가이드│제대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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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혈은 출산 시 단 한 번만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예비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보관은 어떻게 하는지, 활용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가족에게도 아기의 제대혈을 사용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서다. 차병원 제대혈은행장이자 CHA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강명서 교수가 이런 궁금증을 풀어줬다.

Q 제대혈이란 무엇인가.

분만할 때 탯줄에서 채취한 혈액을 일컫는다. 100㎖정도의 양으로, 평생 한 번만 얻을 수 있다. 탯줄과 태반은 오래 전부터 중요한 약재로 여겨졌다. 동의보감에는 잘 말린 후 갈아서 한약재로 썼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태반에 남아 있는 아기의 피에 줄기세포가 많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현대에 이르러서다.

Q 활용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혈액을 만드는 면역체계의 모세포를 조혈 모세포라고 한다. 제대혈에는 특히 골수와 마찬가지로 조혈모세포가 많이 들어 있다. 우리 몸의 연골· 뼈·근육·지방·신경 등으로 분화하는 줄기세포도 다량 들어 있어 백혈병이나 악성빈혈, 각종 암과 면역질환 등의 난치성 질환치료에 유용하다. 시각장애·뇌성마비·선천성 심장질환·뇌종양·심장판막·청력소실·알츠하이머·당뇨병 등의 신경계 및 기타 질환 치료도 연구 중이다.

Q 제대혈은행이란.

제대혈 이식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제대혈을 냉동 보관해두는 것을 말한다. 골수로 치료 가능한 모든 질병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이식 시 거부 반응이 적고 치료 결과도 양호하다. 유전형질(HLAtype)이 6개 모두 일치해야 하는 골수이식과 달리 4개만 맞아도 이식이 가능하다.

Q 신청 절차는.

본인과 가족이 쓸 수 있는 가족제대혈은행과 100% 순수 기증하는 공여제대혈은행으로 나뉜다. 제대혈은행에서 보관신청을 하고 채취세트를 받은 후 주치의에게 이를 고지한 다음 제대혈 채취 및 수거를 요청하는 순서다. 채취는 전국 어느 산부인과에서나 가능하며 국내 제대혈은행에서 제공하는 제대혈 채취키트를 주치의에게 전달하면 된다. 제대혈 보관신청은 임신 기간 중어느 때나 가능하다. 보통은 분만 한 달 정도 전에 신청하면 된다. 제대혈 보관을 하지 않더라도 국내 공여제대혈은행에 기증신청을 하면 소중한 탯줄 혈액이 버려지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사용될 수 있다. 다만 기증한 제대혈은 훗날 소유 및 교환 등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

Q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나.

제대혈은 소량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1회 채취량이 적고 체외배양이 어려워 성인의 경우양이 부족할 수 있다. 보관된 제대혈은 일단 해동하면 다시 냉동할 수 없으므로 2번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양 부족이 예상되면 조직적합항원이 비슷한 기증 제대혈을 함께 이식해야 한다. 가족제대혈은행의 경우 업체에 따라 공여제대혈에서 일치하는 제대혈을 무상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기도 한다.

Q 제대혈이 국내에서만 열풍인가.

미국 가족제대혈은행의 경우 초기 등록비 약 2000 달러에 매년 보관료가 100~200 달러정도 추가 청구되는 등 보관비용이 적지 않다. 그러나 매년 17만 2000여 명의 임산부가 제대혈을 보관한다. 또한 전세계 주요국가에서 60개 이상의 제대혈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 제대혈은행은 현재 7개 정도로 대부분이 검증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006년 ‘제대혈은행 표준업무지침’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이를 따르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현재 제대혈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된 상태다. 조만간 법적으로 정해지면 국내 제대혈은행은 더욱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Q 차병원 제대혈은행 아이코드의 장점은.

15년 이상 제대혈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제대혈은행의 안정성, 연구 기술력이 중요하다. 줄기세포·세포치료·세포동결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믿을 수 있는 기업에서 운영하는지 확일할 필요가 있다. 불임치료로 유명한 차병원은 꾸준한 불임 연구(세포가 클수록 냉동기술도 어렵다. 난자는 세포 중 가장 크다.)로 냉동기술의 노하우가 남다르다. 전문 의료진과 연구진이 수년간 혈액은행을 직접 운영해온 점도 장점이다. 또한 국내 제대혈은행 중 병원과 연계된 업체는 차병원 제대혈 은행인 아이코드뿐이다. 병원과 제대혈은행이 연계돼 임상연구도 활발하다.

▶ 도움말=차병원 제대혈은행장 겸 CHA의과학대학교 강남 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강명서 교수

[사진설명]태반 내에 남아 있는 피를 뜻하는 제대혈. 골수로 치료 가능한 모든 질병에 사용할 수 있어 이를 냉동 보관하는 제대혈은행의 인기가 높다. 사진은 차병원 제대혈은행장 강명서 교수.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황정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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