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강한 러시아 위해 KGB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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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냉전시대에 미 중앙정보국(CIA)과 치열한 경쟁을 하며 막강한 정보력을 자랑했던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부활이 추진되고 있다.

소련 해체후 KGB에서 분리돼 별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던 기구들을 다시 통합하려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KGB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초 세르게이 이바노프 안보위원회 서기로부터 연두 보고를 받으면서 정보기관 통합문제를 거론했다.

푸틴에게 보고를 마친 이바노프는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개별 기구들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유력한 안은 연방보안국(FSB)과 연방경호국(FSO), 감청 및 통신안보를 담당하는 연방통신정보국(FAPSI)을 통합해 하나의 새로운 정보부를 만드는 것이다.

KGB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 의해 이들 세 기구를 포함하는 5개 별도기구로 분할된 상태다.

푸틴은 '강한 러시아' 의 부활을 위해선 강력하고 효율적인 정보기관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러시아를 옛 공산당 통치 시절의 권위주의 국가로 후퇴시킬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보기구 통합법안은 지난해 11월 러시아 의회에 상정됐다가 부결된 바 있다. 하지만 푸틴은 새해 들어 정보기구 통합에 어느 때보다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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