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살리기' 전문가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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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대를 살리되 문제의 핵심을 놓쳐선 안된다."

전문가들은 '현대 살리기' 에 경제 전체가 끌려다닌 끝에 금융 구조조정이 뒷걸음질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현대전자는 분리매각이 바람직〓SK증권이 집계한 올해 현대전자의 만기 도래 회사채는 ▶1분기 9천5백10억원▶2분기 2천6백10억원▶3분기 7천1백60억원▶4분기 1조3천5백억원 규모다. 4분기 회사채 상환액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 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SK증권 전우종 애널리스트는 "액정표시장치(LCD)와 정보통신 부문을 매각하고 반도체 공장 중 이천을 제외한 청주와 구미공장을 매각하는 것이 시급하다" 고 주장했다.

◇ 현대건설은 채무 재조정해야〓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한 지원금은 ▶현대건설의 만기도래 회사채(1조9천5백억원)의 80%인 1조5천6백억원▶해외공사에 대한 외화 차입 보증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4천6백억원▶1, 2 금융권 차입금 만기 1조59억원▶분양대금 담보 신속 대출금 4천억?등 총 3조4천2백59억원에 이른다.

굿모닝증권 이창근 수석연구원은 "현대건설은 1990년 이후 영업을 해 이자비용을 감당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 이후에도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 고 주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원혁 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올해 7조원의 매출을 올려도 이익은 5천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임원혁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에 대한 근본적인 채무 재조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며 "결국 감자와 출자전환이 대안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현대투신은 외자 유치해야〓현대투신의 부실은 89년 12.12 조치, 98년 한남투신 인수, 99년 대우 채권 손실 등이 합쳐진 결과다.

동원경제연구소 신윤식 연구원은 "정부가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AIG 외자유치를 성사시키는 게 가장 비용을 적게 들이는 길" 이라고 주장했다.

AIG와의 협상이 깨지면 현대투신은 독자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KDI 임원혁 연구위원은 "현대투신을 현대그룹에서 완전 분리, 정부와 AIG가 합작한 사실상 국영투신사로 가야 한다" 고 말했다.

김원배.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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