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부인 러시아 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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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발칸의 악녀' 로 불리는 유고의 미라 마르코비치가 러시아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가 14일 보도했다.

미라는 지난해 10월 시민혁명으로 쫓겨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의 부인이다.

그녀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외치며 코소보에서 인종청소를 감행한 남편을 배후에서 조종한 혐의로 유고 전범재판소에 기소돼 있다.

BBC는 현지 언론들을 인용, 그녀가 12일 유고 벨그레이드 공항 귀빈실을 통해 에어로프로트 여객기를 타고 러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고 최대 정당인 세르비아 민주당도 "미라가 출국 수속조차 생략한 채 비행기에 탄 것이 확인됐다" 고 밝혔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라가 당수로 있는 좌파연합당(ULP)은 "그녀가 15일에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로 돼 있다" 며 도주설을 부인했다.

한편 조란 진지치 총리는 "구정권 추종 세력들이 미라의 출국을 도왔다" 며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BBC는 미라가 최근 유고 정부가 코소보 전범들을 전범재판에 회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따라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고 민주화 세력들은 아들 마르코에 이어 부인마저 러시아로 밀로셰비치도 망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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