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올리고당 먹으면 설사? 대장엔 유용한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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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맛을 선호하는 20대 직장인이다. 올리고당이나 자일리톨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이들 감미료를 먹으면 설사 같은 묽은 변을 종종 본다. 이들이 장 건강엔 오히려 해로운 것인가?

A 사람에 따라서 감미료 섭취 뒤 설사나 묽은 변을 볼 수 있다. 이는 감미료가 수분을 빨아들이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다. 위나 소장을 통과할 때 감미료는 수분을 흡수해 대장까지 내려온다. 감미료는 대장에서 분해된다. 하지만 함께 내려온 수분이 대변을 묽게 한다. 대변의 수분 함량은 70~80%가 보통인데 대장에서 조절된다. 따라서 평상시 변이 약간 딱딱한(수분이 적은) 사람이라면 감미료를 섭취해도 대변의 상태가 괜찮아 보인다. 반면 평소 변이 약간 묽었던 사람은 자신의 대변이 설사처럼 보여 식중독을 의심하기도 한다.

감미료에 의한 설사나 묽은 변은 일시적이다. 감미료를 여러 번 반복해 먹다 보면 대장의 대변 조절 기능이 되살아나 얼마 안가 묽은 변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특별히 장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니지만 감미료를 과다 섭취하면 설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두 감미료 중 올리고당은 탄수화물의 기본 단위인 단당류가 3~10개 모인 것이다. 올리고(oligo)는 그리스어로 ‘적다’는 뜻이다. 자일리톨은 당의 일부분을 알코올로 대체한 물질이다. 그래서 당알코올이라 부른다. 솔비톨·만니톨 등도 여기 속하는데 단맛(감미도)이 설탕보다 약간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자일리톨은 원래 충치 예방을 위해 개발됐다. 충치균이 설탕·꿀은 좋아하나 자일리톨은 기피해서다. 올리고당은 장을 깨끗하게 하는 정장 작용을 한다. 대장의 장내 세균들은 올리고당을 먹은 뒤 젖산·초산 등 산(酸)을 만들어낸다. 장내세균 중 유해균은 이런 산성 환경에서 성장을 멈추는 데 반해 유익균은 오히려 좋아한다. 예로 올리고당은 착한 균인 비피더스균의 먹이가 돼 비피더스균의 증식을 돕는다.

올리고당은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위나 장에서 흡수되지 않아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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