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교육과정 학부모들 유의할 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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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초등학생도 아닌데 웬 총 천연색□ 중학교 1학년 수학책 표지에 '7-가' 는 뭐지. "

새 학기 중학생이 되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앞으로 받아올 교과서에 깜짝 놀랄지 모른다.

지난해 초등 1.2학년에 우선 시행한 제7차 교육과정이 올해는 초등 3.4학년과 중학 1학년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달라진 교과서를 중심으로 학부모가 알아둘 점을 간추린다.

◇ 잡지같은 교과서〓새 교과서는 색색의 사진과 크고 작은 코너를 전례없이 많이 실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높였다. 단원 말미의 문제 풀이와 활동 지시도 차별화했다.

'확인해봅시다/풀어봅시다/도전해봅시다' '잘 공부했는지 알아보기/다시 알아보기/좀더 알아보기' 등의 표현은 기본/보충/심화의 3단계 난이도를 의미한다.

모든 학생이 이걸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과학 교과서를 보자. 단원 끝에 자가 진단 문제 10개를 내 정답 7개 이상이면 '심화과정' 을, 6개 이하면 바로 다음 쪽의 '보충과정' 을 시도하라고 써 있다.

'기본' 을 중심으로 자녀의 성취도를 판단하고 이에 따라 보충 또는 심화 과정을 지도해야 한다.

◇ 단계별 학습〓책 표지의 '7-가' 는 새 교육과정이 초등1~고1의 10년간을 '국민 공통 기본 학습 과정' 으로 설정, 초등학교 6년 다음에 오는 중학 1년이 제7단계에 해당함을 뜻한다.

각 단계는 다시 가.나로 나뉜다.

학년.학기를 말만 바꾼 듯 싶지만, 학기마다 학업 성취도를 평가해 미진한 학생에게는 '특별 보충 과정' 을 마련한다는 점이 다르다.

고교 1학년 1학기라고 모두 '10-가' 만을 배우는 게 아니라 뒤떨어진 학생은 별도의 시간에 '9-나' 를 다시 배우도록 한다는 식이다.

단계 이수 여부의 평가 등 구체적 시행 방안은 학교 재량에 맡겨져 있어 예전 보충 수업의 단순한 연장이 될 우려도 있다.

◇ 수준별 학습〓교과서 과제의 기본.보충.심화 구분은 교실에도 적용된다. 초등학교는 한 교실 안에서 수준별 분단이나 수준을 뒤섞은 협력 분단을 짓는 정도지만, 중학교는 과목따라 수준별 교실 이동도 가능하다. '우열반이 아니냐' 는 논란이 일었던 대목이다.

서울시교육청 김성기 장학사(교육정책국 중등교육과)는 "교과서 진도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 교과서를 재구성한 다양한 교육 자료로 수준별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핵심" 이라고 설명했다.

◇ 학부모 더 힘들어〓초등학생이 간단한 셈 개념을 이해하는 데도 다양한 활동을 거듭하도록 해 준비물도 많아졌다.

영어도 '본문' 분량보다 듣기.말하기 등 활동을 지시한 지문이 압도적으로 많아 교과서만으로는 학습 지도가 힘들다.

심화 과정까지 포함하면 교과서 난이도는 전보다 높아졌다는 게 교사들의 평이다. 10개 기본과목 외에 특별 활동, 한자.컴퓨터 등 별도 교과, 기본 교과 심화 중에서 학교별로 선택할 수 있는 '재량 활동' 의 내용도 학부모가 지켜볼 대목이다.

이후남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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