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날차기’가 금메달을 일궜다.
17일(한국시간) 이상화의 금메달은 이른바 ‘스케이트 날 차올리기(날차기)’ 효과를 톡톡히 봤다. 피니시 라인에 들어오는 순간 스케이트 앞쪽 날을 들어올려 기록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법이다. 반면 같은 빙상 종목인 쇼트트랙에서는 선수들이 결승선에서 ‘날 들이밀기(날밀기)’를 한다. 두 기법의 차이는 무엇이며 왜 이런 방식을 채택하게 됐을까.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번 시즌부터 피니시 라인 측면에서 사진을 찍어 기록을 재는 포토 피니시 방식을 채택했다. 선수들 간 기록 차이가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다. 날차기를 하면 그대로 들어오거나, 쇼트트랙처럼 날밀기를 할 때보다 기록 면에서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관규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날차기를 잘하면 0.04~0.05초 단축이 가능하다. 선수들에게 초반 100m는 좀 늦어도 되니 날차기를 잘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공학의 진화는 이처럼 끝이 없다. 이상화와 볼프의 1, 2차 시기 합계 기록 차는 불과 0.05초. 결국 이상화의 제대로 된 날차기 한 방이 볼프의 추격을 뿌리친 셈이 됐다.
쇼트트랙의 ‘날밀기’는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였다. 당시 한국의 김동성과 전이경이 이 신기술 덕분에 금메달을 따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지난해부터 ‘날차기’를 쓰는 선수들이 생겨났다. 쇼트트랙과 달리 스피드 스케이팅은 두 선수가 코스를 나눠 달리기 때문에 몸싸움이 없다. 날을 들어도 아무 제약이 없다. 김관규 감독은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캐나다 선수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시간 단축 효과가 꽤 있다”고 말했다.
신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