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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정보 찾기] 문화원 탐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문화원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1980∼90년대 사설학원의 영어 강좌를 탐탁지 않게 느낀 대학생 등이 자주 찾던 곳은 영국문화원이었다.영연방 교사자격증을 가진 공인된 강사진에다 현지 문화를 생생하게 맛볼 수 있으니 경쟁률도 치열했다.

독일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독일문화원,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에 문을 연 프랑스어 전문교육기관 알리앙스 프랑세즈 등은 이미 ‘제대로 된 외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외국어를 배우러 가는 목적 외에도 문화원엔 그나라의 제모습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행사가 즐비하다.해외여행을 못가는 사람이라도 ‘한국속의 작은 외국’인 문화원에 들러보자.낯설게 느껴졌던 지구촌 곳곳을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다.

◇이스탄불 문화원=고대 문명의 발상지이자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영광을 품고 사는 나라 터키.어순이 우리말과 똑같아 배우기 쉽다는 터키어는 두명 이상의 신청자만 있으면 반(班)이 개설돼 원하는 시간에 배울 수 있다.

강의료는 한달에 5만원이며 수강생들에게는 일주일에 한번씩 터키 문화와 역사를 따로 가르쳐 준다.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터키요리도 배울 수 있다.

터키인 요리사가 매주 수요일 마다 케밥 ·필라프 등 전통요리 조리법을 가르친다.한달에 다섯명만 신청받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

수강료는 5만원.매달 마지막 토요일엔 터키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석 가능한 티파티가 열린다.터키영화도 보고 음악도 감상하며 터키의 숨은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포루투갈 문화원=정열적인 투우,고유 음악 파두….스페인의 인접 국가이면서도 한국인에게 여전히 낯선 나라다.그렇기 때문일까.

문화원에서는 포루투갈어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연회비 1만원만 내면 학기(3∼6월,9∼12월)별로 초 ·중급반은 1주일에 2회,프리토킹반은 1주일에 1회 수강한다.

도서관에는 포루투갈에 대한 각종 자료와 전통 ·대중음악 카세트테이프·CD가 3백여개,포루투갈 영화 80여편이 마련돼 있고 회원에겐 대여도 가능하다.문화원 한켠에 마네킨이 입고 있는 포루투갈 전통의상 여덟벌도 무료로 빌려준다.

◇러시아 문화센터=러시아 연방 정부와 합작 설립한 러시아 문화센터는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러시아어 강좌는 일주일에 두번씩 초급반(6만원)·중급반(7만원)으로 나누어 한달 단위로 진행한다.

한반 인원이 서너명이라서 개인강습이나 마찬가지다.러시아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갖추고 있는 문화센터는 필름 자료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역참지기’‘집시들 하늘로 사라지다’등 러시아 고전영화부터 현대물까지 3백여편을 무료 감상할 수 있다.비디오 한편당 1만원에 판매하며 대본(5천원)도 구입할 수 있다.

◇이스라엘 문화원=이스라엘 문화원에서는 이스라엘을 이해하기 위한 각종 행사를 갖고있다.지난 10월부터 이달말까지는 ‘이스라엘의 이해’라는 주제로 문화 강좌를 열었다.이어 히브리어 강좌를 12주 단위로 내년 1월초에 시작한다.

초급반은 15만원,중 ·고급반과 성경히브리어반은 12만원이다.매주 수요일 오후 3시 이스라엘 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으며 ‘텔아비브 스토리’‘어번 필’등 웬만해서 접할 수 없는 영화를 볼 수 있다.

◇이슬람문화연구소=이태원의 이슬람교 서울 성원에 가면 사진에서나 봄직한 돔지붕의 흰색 아라베스크 양식 건물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에 문화원은 아니지만 이슬람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이슬람문화연구소’가 있다.아랍어 강의는 1주일에 두번 오전에 이뤄진다.내년 1월 중순부터 새 강좌가 시작되고 무료다.

매주 토요일마다 ‘무슬림과 비무슬림의 결혼’‘무슬림의 매장 예식’등 이슬람 문화 강좌가 열린다.매주 금요일 오후 1시 합동 예배가 끝나면 신자들이 마당에 모여 케밥 요리를 함께 먹는다.3천원을 내고 케밥을 먹으며 무슬림의 문화를 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에스페란토 문화원=몇시간만 공부하면 기초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에스페란토어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

매월초 초급 강습을 열며 수강료는 5만원이다.1개월 과정의 이 강습을 수료하면 곧바로 중급반(월 2만원)으로 올라간다.중국 ·네덜란드 ·일본 등 각국의 에스페란티노와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하다.에스페란토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와 에스페란토 음악 CD도 갖춰져 있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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