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세금고지서 등기로 부친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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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외국에 잠시 체류 중인 언니로부터 우편물을 찾을 수 없으니 대신 우체국에 가서 보관 중인 물건을 찾아달라는 전화가 왔다.

이 부탁을 받고 언니네 동네까지 택시를 타고 가 우체국을 찾았다. 그런데 보관 중인 우편물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우편물은 등기물이었고, 내용은 고작 자동차 세금고지서였다.

우리 동네는 언니네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자동차 세금고지서가 날아왔는데, 등기가 아닌 일반우편이었다.

담당 공무원의 자세에 따라 국민세금이 얼마나 절약되고 낭비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만약 그많은 차량 주소지로 세금고지서를 일반우편보다 비싼 등기로 보내려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추가되겠는가.

그 비용은 모두 국민세금이 아닌가. 더욱이 낮에 등기를 못 받는 집도 많을텐데 혹 고지서가 반송돼 집주인이 확인을 못하기라도 하면 체납세액까지 물어야 할 것이다.

요즘 공적자금을 마구 써버린 공공기관들의 이야기가 신문을 온통 장식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의 무책임한 일처리로 인해 생기는 모든 피해가 언제까지 국민의 몫이 돼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김진숙.서울 노원구 공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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